사회적 편견에 생활고까지…"청소년 부모 자립 지원 절실"

이상미 기자 2024. 3. 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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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10대 청소년 부모 상당수는 출산과 동시에 사회는 물론 가까운 가족에게도 외면당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생계와 양육, 여기에 사회적 편견까지 감당해야 하는 어린 부모들에게 자립을 위한 지원과 안전망이 절실합니다.


이상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초, 24살의 나이에 출산한 양예슬기 씨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모아둔 돈으로 당장 생활비는 해결하고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가족의 지원도, 친부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양예슬기 청소년 한부모

"친엄마도 친엄마인데 새 엄마도 나가 있는 상황이어서 집에 불화가 많았어요. 좀 눈치가 보여서 도움을 청하기가 조금 곤란한 상황이어서 말씀을 못 드리겠더라고요."


실제로 청소년 부모 대부분은,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에서 청소년 시기 임신을 경험한 9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성장기 때 부모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받았다고 답한 경우는 절반도 안됐습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부모 간 폭력을 목격했고, 10명 중 2~3명 꼴로 가정에서 방임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임신 전 가출 경험이 있는 경우도 5명 중 4명에 달했는데, 가족과의 갈등과 폭력을 피하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청소년 시기 임신을 경험한 이들 중 63%가 가정에서의 위기 경험이 예기치 않은 임신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한승희 연구원 / 데이터 연구 기업 '트리플라잇'

"가정 환경이 불안해서 아이가 가출을 한다든가 임신을 하게 된다고 가정을 할 수가 있잖아요. 그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원가정이 불화가 없고 아니면 와해가 됐던 가정이 회복이 돼야….


가정에서 고립돼 힘겹게 출산과 양육을 이어가기로 결심하더라도 도움을 받을 곳은 마땅치 않습니다.


실태조사에 응답한 청소년들은 가장 친화적이지 않았던 지원 기관으로 학교를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고, 의료기관, 시군구청, 읍면동 주민센터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부모들의 고립이 길어질수록, 그 자녀에게도 빈곤이 대물림될 가능성이 크고, 심할 경우 아동학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강영실 원장 / 미혼모자시설 '애란원' 

"청소년 부모가 갑자기 엄마 아빠가 되었는데 그들이 아기를 건강하게 잘 육아해야 된다는 환상적인 기대치는 내려놓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청소년 부모의 원가족이 아이를 공동 양육할 수 있도록 가족 기능을 강화하고…."


무엇보다 가정과 사회의 거듭된 방치 속에 청소년 부모와 이들의 자녀가 소외되지 않도록, 더 촘촘한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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