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 "LP 공매도 시장교란"…금감원 "의혹 점검하겠다"
금감원 "공매도 전산화, 1~2개월 뒤 윤곽"
금융감독원이 상장지수펀드(ETF) 호가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매도 금지 예외로 둔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 공급자(LP)가 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이라는 의혹 제기에 대해 "한국거래소와 조사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13일 금감원과 한국거래소가 공동 주최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는지 현장점검을 실시했고 현재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금융당국 수장이 처음으로 직접 개인투자자를 직접 만나 공매도와 관련해 소통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가 최근 'A' 회사 시가총액이 장중 2800억원 증가한 사례와 관련 MM, LP와 연결돼 있다는 의혹을 거론하자 내놓은 답변이다. 박 작가는 이날 개인투자자 대표로 토론회에 참석했다.
역시 개인투자자 대표로 참석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도 유동성공급자 공매도 비중과 금액이 많은 종목에 대한 금감원 특별조사를 요청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30여명의 개인투자자들도 이에 호응했다.
이에 대해 황 부원장보는 "LP는 시장이 급변동할 때 ETF 실제 가치와 주가간 괴리를 줄이기 위해 호가를 제시하고 이를 헤지(위험 회피)해야 하다 보니 공매도 금지 예외로 인정받고 있는데 그동안 불법행위가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증권업계도 적법성에 대해 내부통제 강화해주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P에 의한 공매도가 얼마나 일어냐고 있는지 보면 자본시장에서의 일평균 거래대금 중 미미한 금액"이라며 "박 작가와 정 대표가 언급한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더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의 직접전용주문(DMA·Direct Market Access)이 고빈도 단타 대량거래와 무차입 공매도로 수익률을 높인다는 의혹에 대해 황 부원장보는 "의혹을 그대로 방치하면 시장 신뢰가 훼손되고 투자자금이 이탈한다"며 "시장참여자 모두가 피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 의혹이 제기되면 신속히 점검하고 금감원이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공개하고 있다"며 "이런 점검활동을 계속 이어나갈테니 업계에서도 자기 회사에 의혹이 제기되면 내부 조사를 하고, 결과를 시장에 적극 알려서 신뢰를 회복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DMA가 공매도와 직접 관련된 건 아닌데 실태 조사를 하고 빠른 시간 내 결과를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문제와 관련 가장 관심을 보이는 전산화시스템은 1~2개월 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옵션들을 검토하고 있는데 크게 보면 4~5개 가능한 방안에서 최근 줄여 2~3가지 방안을 보고 있다"며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한 두 달 후에 비슷한 설명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 이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증권사들이 따라올 수 있는지, 개인들이 신뢰 가능한지 등을 기준으로 놓고 다 고려해서 보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무차입공매도 거래 자체가 아니더라도 시세에 관여할 여지가 있거나 고빈도 특성상 다른 거래 대비 허술할 수 있다는 부분은 지난해 12월 점검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사례들로 다시 점검하겠다"며 "학계에서 알려준 것들, 업계에서 준비 중인 다양한 소비자 보호 등 어떤 노력을 하는지 한 달 후든 두달 후든 설명하고 의견을 보완하는 자리,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당국은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뿐 아니라 국내 시장 활력을 제고하고 여러 정책 어젠다를 통해 자본시장이 새로운 국민 노후자금 증식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신뢰를 회복하게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그 의지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린다"며 "기관과 개인투자자 등 모두의 이야기를 경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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