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불리 해외건설 진출했다 된통 당한다…로펌 체크포인트
[편집자주] 해외 건설 수주액이 4년째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목표는 400억달러다. 건설사들은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가 길어지자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정부도 '원팀코리아'로 수주 지원에 나섰다. 반면 해외 사업이 늘어난 만큼 '부실 수주' 위험도 커졌다. '황금향'을 쫓는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 현주소를 짚어본다.
건설현장은 '지붕 없는 공장'이라고도 불린다. 통제된 환경에서 생산하는 제조업 공장과 달리 돌발상황에 대응하면서 공사해야 하는 건설업 특징을 표현한 것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출장을 나가 입찰이 이뤄지면 그때야 지사 사무소를 만든다고 한다. 입찰 단계부터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하고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이 부족해 이후 발생하는 분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효원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국내 건설사들은 일반적으로 낙찰 이후에야 면밀하게 계약서를 검토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고스란히 끌어안는다"며 "선진 업체들일수록 입찰 초기 또는 사업추진 초기 단계에 리스크 관리에 주안점을 둔다"고 말했다.
계약 관리 측면에서도 국내 건설사들이 발주자나 하도사에 대해 클레임 통지를 하는 것을 꺼려 문제가 생기는 일도 많다. 클레임 제기 기한을 넘겨 정당한 비용을 청구하지 못하거나, 당시 사정을 입증할 자료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아 클레임 입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한상훈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국내 기업들은 발주자와 항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고, 분쟁을 염두에 둔 클레임 제기 등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또 발주자 귀책으로 지연, 비용 등이 발생한 경우 즉각 통지하거나 기록하지 않아도 상호 신뢰로써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계약 분쟁은 당사자 간 상당 기간 협의를 거친 후 분쟁으로 발전하는데, 이때 관련 기록 생성단계부터 향후 분쟁에 대비해 내용과 문구를 고려해야 한다. 이를 등한시하다 분쟁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게임규칙이 다른 해외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분쟁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임병우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외국은 추가공사 비용이나 지연에 대한 서류를 아주 꼼꼼히 작성하고, 소송이나 중재를 하기 전 상대측에 클레임할 때도 전문가들을 쓴다"며 "계약서 작성, 근거서류 마련, 감정인을 쓰는 등 한국 경험에서 별로 필요가 없어 (해외시장에서) 이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운좋게 중재에 이겨도 중재판결문이 사회질서에 위반될 경우 집행이 거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슬람 율법에 위반되는 도박, 법정이자 등이 판결문에 포함되면 이에 대한 집행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된다. 국내에서도 우리법이 용인하지 않는 징벌적 손해배상금이 판결문에 포함돼 집행이 거절된 경우도 있다.
이조섭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중동에서 진행되는 건설프로젝트에서 국내건설사가 스페인에 본사를 둔 회사와 분쟁이 발생하면, 중재판정을 집행하기 위해 중동이 아닌 스페인에서 집행절차를 진행해야 할 수 있다"며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국제중재절차 뿐 아니라 중재판결이 나온 후 진행되는 집행절차에 관해 미리 연구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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