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닛산, 혼다... 중국내 자동차 생산능력 20~30% 감축
일본의 닛산자동차와 혼다가 중국 내 자동차 생산능력을 20~30%쯤 감축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2000년대 이후 중국 시장에 진출, 현지 생산 거점을 늘렸지만 최근 3~4년 새 판매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급락했다. 이에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신문은 “작년 신차 판매량이 2518만대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선 일본뿐 아니라, 해외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모두 고전하고 있다”며 “독일, 한국도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중국 내 연간 생산능력을 최대 50만대 정도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닛산은 현재 중국 둥펑자동차그룹과 합작해 만든 중국 8개 공장에서 연간 16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8년만 해도 닛산의 중국 내 판매 대수는 156만대로, 공장 가동률은 거의 100%에 육박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R&D(연구·개발)·보조금 지원책으로 BYD·BAIC 등 자국 전기차 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해, 작년에는 79만3000여 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판매량 반등은 어렵다고 판단한 닛산이 공장 생산능력을 줄이는 것이다. 공장 한두 곳을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혼다도 중국 내 생산능력을 20%쯤 감축할 예정이다. 대수 기준으론 연간 약 30만대 규모다. 혼다는 둥펑자동차그룹과 중국 국영기업 광저우자동차그룹 등 2곳과 합작해 중국에서 연간 149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었는데 생산능력을 약 120만대로 줄인다는 것이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2000년대 이후 자동차 산업 육성을 내건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 방침을 믿고, 중국 기업과 제휴해 현지 생산·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2020년만 해도 중국 내 자동차 시장점유율이 20%대로 탄탄했지만, 지금은 10% 중반까지 추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30%대에서 50% 이상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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