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영끌" 은행 가계대출 1100조 돌파… 주담대 4.7조 증가

2월 말 기준 1100.3조 기록, 전월 대비 2조 늘어
기업대출도 증가세 지속… 지난달에만 8조 증가

올 2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1100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사진=뉴스1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처음으로 1100조원을 돌파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5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전체 가계대출이 2조 원 늘어난 결과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4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00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원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1100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21년 2월 10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3년 민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4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월간 가계대출 증가폭은 올 1월(+3조3000억원), 2월(+2조원) 등 둔화하고 있다.

이번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주담대였다. 2월 은행 주담대 잔액은 860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7000억원 증가했다.

명절 상여금 유입 등에 따른 빚 상환으로 인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한 달 새 2조7000억원 감소했다.

2월 기타대출 감소 폭은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2004년 1월 이후 최대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동안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경기가 위축돼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9월 3만4000호 ▲10월 3만2000호 ▲11월 2만7000호 ▲12월 2만4000호 등으로 감소세다.

수도권으로 봐도 ▲9월 1만5000호 ▲10월 1만2000호 ▲11월 9000호 ▲12월 9000호 등으로 아파트 매매가 줄고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만 아니라 기업대출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2월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8조원 증가한 126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이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같은 달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대기업 대출이 한 달 새 3조3000억원 확대돼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기업 대출도 통계 사상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을 경신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의 관련 대출 확대 전략에 기업의 시설자금, 명절자금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4조7000억원 늘었다.

2월 은행 수신은 증가세로 전환했다. 1월 28조8000억원 줄어들다 2월 32조4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은행 수신 증가 규모는 2월 기준 역대 3번째로 컸다.

지난달 회사채는 연초 기관들의 높은 투자 수요에 따라 3조6000억원 순발행됐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