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 세웠다” ...직원 청부살해 계획 40대,살인예비 유죄

법원 로고./뉴시스

자신과 함께 일하다 퇴사 후 경쟁업체를 설립한 옛 직원을 필리핀에서 청부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 4단독 홍은숙 판사는 살인음모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5~7월 옛 회사 직원 B(41)씨를 살해하려고 계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2년부터 자신과 함께 일하던 B씨가 2014년 초 퇴사 후 경쟁업체를 설립해 거래처를 가로챘다고 생각하고, 필리핀에 사는 C(54)씨에게 “B씨를 살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B씨가 입국하는 일시를 알려주면 죽여줄 수 있겠나. 현지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해 마닐라 외곽지역의 주택으로 납치하라”고 제안했다. 또 “(B씨를) 납치해 살가죽을 벗겨 살해한 후 그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해 전송하라”며 “범행에 성공하면 2000만~3000만원의 돈을 더 주겠다”고도 했다.

C씨는 “마닐라 현지 무슬림 킬러에게 돈을 주면 청부살인을 할 수 있다”며 착수금을 A씨에게 요구했고, A씨는 착수금과 활동비, 범행 장소로 쓸 주택 임차금의 명목으로 13차례에 걸쳐 총 246만원을 C씨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홍 판사는 “피고인은 타인의 생명에 중대한 위험을 줄 수 있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위험성이나 범행 동기, 수단 등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다행히 피해자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는 데까지 나가지 않은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