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타격할 준비가 됐다” 김하성에게 밀려 외야로 간 23세 특급 유망주…서울에서 ML 데뷔 ‘행복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난 타격할 준비가 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자랑하는 ‘특급 유망주’ 잭슨 메릴(23)이 서울시리즈에서 메이저리그 데뷔가 확실시된다. 메릴은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9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했다.
시범경기 두 번째 홈런을 뽑아냈다. 0-0이던 2회말 2사 1루서 애리조나 간판투수 잭 갤런에게 볼카운트 1S서 2구를 걷어올려 좌중월 선제 투런포를 터트렸다. 시범경기 중간성적은 12경기서 35타수 12안타 타율 0.343 2홈런 6타점 7득점 OPS 0.995.
메릴은 2021년 1라운드 전체 27순위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다. 샌디에이고 전체 2순위 유망주. 특급 유격수 유망주인데, 김하성에게 밀려 유격수로 뛰긴 힘든 실정. 애당초 트리플A에서 좀 더 수련을 할 것으로 보였지만, 더블A에서 트리플A를 건너 뛰고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게 됐다.
샌디에이고가 후안 소토, 트랜트 그리샴(이상 뉴욕 양키스)의 이적으로 외야 뎁스가 다소 약화됐고, 메릴의 타격재능과 잠재력을 감안할 때 메이저리그에서 시간을 줘야 한다. 샌디에이고는 메릴을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LA 다저스와의 공식 개막전서 주전 중견수로 쓸 계획이다.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데뷔를, 다름 아닌 고척돔에서 하는 셈이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이날 MLB.com에 “메릴이 한국에 간다”라고 했다. MLB.com은 “메릴이 한국에 가는 건 로스터 한 자리와 주전을 확정한 걸 거의 확실하게 의미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이너리그 캠프에 남았을 것”이라고 했다.
메릴 정도의 특급 유망주를 메이저리그에 올릴 때 백업으로 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MLB.com에 따르면 메릴은 구단 역사상 최연소 개막전 중견수가 될 게 유력하다. 메릴은 “봄에 준비를 매우 잘 했다. 지난 몇 년간 많은 발전을 했다.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이 1년 내내 경쟁할 준비가 됐다”라고 했다.
잭 갤런을 공략한 것도 의미 있다. 메릴은 “내가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건 아니지만, 이게(메이저리그에서의 야구) 내가 할 일이다. 좋은 타석을 소화해야 하고, 스윙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며, 타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메릴은 “갤런은 훌륭한 투수다. 그는 직구로 내게 승부했고, 나는 스윙할 준비가 돼 있었다. 그의 이름에 나쁜 말을 하지 않겠다. 그러나 나는 한 방을 칠 준비가 돼 있었다”라고 했다. 이제 메릴은 기분 좋게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김하성이 올해 2년만에 유격수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해도, 메릴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으려면 외야가 정답이다. 김하성이 만약 올 시즌 도중, 혹은 올 시즌을 마치고 대형계약을 맺고 타 구단으로 떠난다면, 메릴이 주전 유격수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메릴이 훌륭한 데뷔를 했다. 그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배트를 잘 휘둘렀고, 좋은 수비를 했고, 주루도 잘 했다. 심장이 강하고 에너지가 많고 열정도 많다. 영리한 선수다. 메릴은 좋은 점이 많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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