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과 ‘정반대’ 행보 걷는 황선홍…축구대표팀 명단 발표하고도 현장 찾아
[골닷컴] 강동훈 기자 = 황선홍 축구대표팀 임시감독이 약속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 축구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4차전(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26일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 나설 축구대표팀 소집명단(23명)을 발표한 다음 날 황 감독은 울산을 찾아 다시 한번 태극전사들의 경기력과 컨디션 점검에 나섰다.
황 감독은 1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HD와 전북현대의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다. 이날 황 감독을 비롯하여 마이클 김(캐나다·한국명 김영민) 수석코치와 조용형 코치, 정조국 코치 등도 함께 울산을 찾았다.
사실 황 감독이 울산을 방문한 건 ‘예상외’였다. 이미 축구대표팀 소집명단을 발표한 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감독은 이날 ‘현대가 더비’에서만 7명의 태극전사가 출전한 만큼 이들의 경기력과 컨디션을 한 번 더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날 울산을 방문했다. 황 감독은 김영권과 설영우, 엄원상, 이명재, 조현우, 주민규(이상 울산), 김진수, 박진섭(전북)을 발탁했다. 이들은 모두 이날 선발 출전했다.
황 감독은 지난달 27일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한국 축구가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전력강화위원회의 협조 요청이 왔을 때 고심이 많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다”는 황 감독은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한국 축구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황 감독은 곧바로 코칭스태프를 꾸린 후 K리그 현장을 계속 찾으면서 축구대표팀 소집명단을 구성하기 위한 선수 파악 작업에 나섰다. 이달 첫 주에는 전주와 광주를 오갔고, 또 지난주에는 수원과 서울을 방문했다. 황 감독을 보좌하는 마이클 김 수석코치와 조용형 코치, 정조국 코치 등도 분산해서 K리그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관찰했다.
직접 발로 뛰면서 선수들을 관찰한 황 감독은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약점으로 드러났던 포지션을 K리그 최고의 선수들로 채워 넣었다. 가장 먼저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K리그 득점왕 2회(2021·2023)에 빛나는 주민규를 발탁했다. 주민규는 지난 2013년 프로에 데뷔한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축구대표팀 역사상 가장 늦은 나이(33세 333일)에 발탁되는 기록도 세웠다.
이어 왼쪽 풀백 자리엔 이명재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엔 정호연(광주FC)을 각각 발탁했다. 축구대표팀은 2023 AFC 아시안컵 당시 왼쪽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두 포지션에서 불안함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당시 이기제(수원삼성)와 박용우(알아인)가 부진한 경기력으로 큰 비판과 비난을 받았다.
황 감독은 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결장했을 때 문제가 확연하게 드러났던 센터백 포지션엔 경험이 풍부하고 기량이 이미 검증된 권경원(수원FC)을 불러들였다. 권경원은 1년 만에 다시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외에도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엄원상과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을 선발했다.
그리고 이런 황 감독의 행보는 지난달까지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지냈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과 ‘정반대’된다. 실제 클린스만 전 감독은 지난해 3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줄곧 자택이 있는 미국에 체류하거나 유럽파들을 관찰하기 위해 영국이나 독일 등을 오고 갔다. 국내에 머문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았을뿐더러 K리그 현장은 거의 찾질 않으며 등한시했다.
이렇다 보니 클린스만 전 감독이 지난해 6월 본격적으로 본인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발탁한 시점부터 지난 2023 AFC 아시안컵까지 축구대표팀 소집명단은 큰틀에서 변화가 없었다. 대부분이 유럽파였고, K리거는 몇 안 됐다. 결국 K리그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는 등 외면한 클린스만 전 감독은 K리거들의 특성을 잘 몰랐고, 활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니 기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2023 AFC 아시안컵에서 큰 문제로 드러났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줄곧 개인 기량이 뛰어난 유럽파들만 기용하면서 이른바 ‘해줘 축구’로 비판과 비난을 받았고, 직접 K리그 현장을 찾지 않으면서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발탁한 이기제 등은 부진을 겪었다. 결국 축구대표팀은 걱정과 우려 속에 조별리그부터 연이은 졸전을 보이더니 힘겹게 준결승까지 올라갔으나 요르단에 완패하면서 탈락했다.
결국 축구대표팀은 1년 만에 사령탑 교체가 이뤄졌고,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위기에 놓인 한국 축구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축구가 크나큰 위기에 처했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제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고심이 많았는데, 선수 시절 14년 동안 축구대표팀에 소집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고 이 상황에서 축구인으로서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황 감독은 “여태껏 축구를 해오면서 어려울 땐 피해 가고 쉬울 땐 하는 식으로 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서 한국 축구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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