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에도 철수 예고했던 의대 교수들...당시 결과는 [앵커리포트]

박희재 2024. 3. 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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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승 /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 실제로 외부 기관에서 특히 해외 기관에서 1년 정도의 기간이 걸릴 때 제대로 이렇게 평가를 받아볼 의향이 의협도 있고 정부도 있다면 마지막으로 이거를 제안합니다.]

최근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가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를 해결하자며 내놓은 제안입니다.

WHO를 비롯한 해외 기관에서 1년 정도 정책 적절성을 따져본 뒤에 증원 여부를 결정하자는 제안이었는데요.

만약 정부가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집단 사직하겠다고 예고했고, 다른 대학 의대 교수들도 동참할 뜻을 내비치면서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현실화 가능성이 커진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이던 24년 전인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기치로 마련된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전공의 집단파업에 이어 무려 95%가 넘는 병·의원이 외래진료를 중단하는 폐업 투쟁을 벌였는데요.

당시 의대 교수들도 이에 동조하며 집단사직과 함께 병원 등 현장에서 이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의약분업 정책 시행을 예고하자, 당일 일제히 현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전국에서 의대 교수들 4천여 명이 한 대학 운동장에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결의문 잠시 살펴보면요.

"정부가 준비되지 않은 의약분업을 밀어붙여 의료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요구안에 대한 답을 정부가 내지 않을 경우, 외래 진료 전면적 철수 그리고 모든 진료에서 철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었습니다.

당시 교수들은 실제로 진료현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는데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걸까요.

그로부터 며칠 뒤, 복지부 장관이 의료계 대화를 약속했고 두 달 뒤 정부와 의료계, 의약계 의견을 절충한 합의안이 나왔습니다.

당시 의사단체는 의대 입학정원 감축안도 요구했는데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3,300명 규모였던 전국 의과대학 정원을 현재의 3,000명 수준으로 줄이기도 했습니다.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전공의와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행동을 벌인 뒤, 이후 의대 교수단체가 뒤이어 집단행동을 예고하는 수순.

과거 의약분업 사태와 현재가 비슷한 양상인데요.

다만 이번에는 정부 또한 의대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원칙론을 강하게 내세우는 상황이라, 의료 공백 사태가 더욱 파국으로 치달을 거란 불안한 전망도 나옵니다.

YTN 박희재 (parkhj02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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