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만 해도 꾸중 폭탄 받던 막내, 0% 확률 깰까···4강 PO, 박지현 시리즈로 출발

우리은행 박지현이 지난 12일 삼성생명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경기하고 있다. WKBL 제공

우리은행은 ‘언니’들이 많은 팀이었다.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오랜 시간 여자농구 강팀의 자리를 유지해오고 있다.

박지현(24·우리은행)은 2018~2019시즌 데뷔해 막내임에도 빼어난 기량으로 주축 선수가 됐다. 2020~2021시즌부터는 안정적으로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올시즌 박지현은 평균 17.3득점 9.3리바운드 3.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선배 김단비(18.38득점)와 함께 팀 공격을 끌어가며 리그 득점 4위, 리바운드 3위, 스틸 1위(평균 1.86개)를 기록했다. 거친 수비도 잘 하고 자유투 성공률도 77.5%)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박지현은 혼나면서 성장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특히 박지현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2년 전만 해도 잘 뛴 뒤에도 화려한 플레이에 치중한다는 꾸중을 더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감독이 가장 믿는 선수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통해 박지현은 우리은행의 에이스 존재감을 확인하고 있다.

정규리그 2위를 하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위 용인 삼성생명을 만난 우리은행은 1차전을 4점 차로 졌다. 박지현이 6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머물렀다. 위성우 감독은 “1년에 한 번 오는 날이었다. 박지현이 너무 못했다. 그래도 믿어야 한다. 우리가 리그 2위를 한 것도 김단비와 박지현 덕분”이라고 했다. 면담을 했고 1차전에 대해 “다 잊어버리라”고 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12일 플레이오프 2차전을 승리한 뒤 선배 고아라가 박지현의 얼굴을 만져주고 있다. WKBL 제공

박지현은 2차전에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데뷔후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인 27득점을 넣으며 11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작심하고 나선 박지현의 슛 감각과 강한 수비에 우리은행은 비교적 쉽게 2차전 승리를 가져갔다.

박지현이 성장한 뒤 우리은행은 선배 에이스 김단비와 함께 박지현이 쌍포가 되어 강한 팀이다. 박지현의 활약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면서 플레이오프 시작과 함께 그 존재감을 확인했다.

박지현이 일어났지만 우리은행은 아직 불안한 상황이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패배 뒤 2차전을 잡고 챔피언결정전에 나간 팀은 18팀 중 7팀, 38.9% 확률이었다. 그러나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로 줄여서 보면 확률은 0%다. 2팀 있었지만 모두 3차전부터 내리 져 챔피언결정전에는 가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최초에 도전한다.

우리은행에게는 2020~2021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4위였던 삼성생명에 1승2패로 밀려 챔피언결정전에 나가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던 역사가 있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5승1패로 삼성생명을 압도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됐고 1차전을 내주면서 되살아나려던 악몽의 기운을 2차전 승리로 일단 눌렀다. 1차전 패배로 긴 플레이오프를 각오하고 맞이한 에너지 싸움, 박지현의 활약이 절대 필요하다. 2차전에서 역시 27점을 올린 삼성생명의 영 에이스 키아나 스미스(25·삼성생명)와 박지현의 대결은 이번 플레이오프 키포인트가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