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런 '고려거란전쟁', 우천취소 조롱에 시청자 청원까지

금준경 기자 2024. 3. 1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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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고려거란전쟁'의 하이라이트인 귀주대첩마저 전투 상당 부분이 생략되자 시청자들의 분노가 커졌다.

지난 10일 '고려거란전쟁' 마지막화에선 거란의 3차 침공 마지막 전투인 귀주대첩 장면에서 양측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도중 갑자기 화면이 전환되며 비가 내리고 전투가 끝난 이후 묘사로 이어져 논란이 됐다.

앞서 '고려거란전쟁' 제작 준비 단계에서 교체된 작가가 원작자의 견해를 무시하고 제대로 자문을 받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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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전투 이어지다 갑자기 화면 전환
작은 스케일 억지전개 등에 누적된 불만
귀주대첩 기대감 키운 KBS에 비판 봇물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KBS '고려거란전쟁'의 하이라이트인 귀주대첩마저 전투 상당 부분이 생략되자 시청자들의 분노가 커졌다.

지난 10일 '고려거란전쟁' 마지막화에선 거란의 3차 침공 마지막 전투인 귀주대첩 장면에서 양측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도중 갑자기 화면이 전환되며 비가 내리고 전투가 끝난 이후 묘사로 이어져 논란이 됐다.

KBS가 유튜브에 올린 공식 하이라이트 영상 댓글에는 “진짜 이렇게 만들려고 '그동안 노력했다 마지막만 기다려달라' 이따위 소리했어요?” 댓글에 750개의 좋아요가 붙었다. “비가 왔을 때 장면을 끊는게 아니라 고려군이 거란군을 계속 공격하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는 댓글에는 604개의 좋아요가 붙었다. “가장 중요한 전투가 우천 취소라니” 댓글에선 466개의 좋아요가 붙었다.

▲ KBS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작가와 싸움을 하고 싶으니 자리를 마련해달라는 조롱성 청원에 361명이 참여했다. '대하사극의 명맥을 끊어버린 작가 퇴출 청원'에는 151명이 참여했다. 시청자게시판에도 비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회원가입까지 했네요”라며 “뭐하자는 겁니까? 귀주대첩이 클라이막스인데, 전쟁씬 20분도 안돼 흐지부지 끝나고, 웃음밖에 안나오네요”라고 했다.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센 이유는 그동안 누적된 불만 때문이다. '고려거란전쟁'은 △예상보다 작은 스케일 △주요 인물들의 역사적 사실과 다르고 개연성도 떨어지는 억지 설정과 전개 △늘어지는 전개 등에 시청자 불만이 속출했다. 시청자들은 시청자청원과 트럭시위 등을 통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1월 제작진은 “귀주대첩을 재현해내기 위해 2022년 겨울부터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며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상 최초라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 병력묘사와 전쟁에 임하는 양국의 전략과 감정까지 느끼실 수 있도록 모든 제작진들이 전력을 쏟아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방송에선 양측의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다 돌연 막을 내리면서 전투의 대미인 고려가 승기를 잡은 이후 어떻게 거란군을 몰살하는지 과정이 생략됐다. 귀주대첩은 한국 역사상 드물게 벌판에서 치른 전면전에서 거둔 큰 승리로 그동안 영상 매체를 통해 제대로 구현된 적이 거의 없었다.

▲ KBS '고려거란전쟁' 포스터

이런 가운데 제작진 불화를 암시하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텐아시아는 지난 12일 보도를 통해 “실제 촬영분은 이보다 더 디테일하고 길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 많은 전투 장면들과 거란군의 갑옷이 잔뜩 쌓여있는 장면 등 핵심적인 연출이 빠졌다”며 그 배경으로 두 PD 간 불화설을 지목했다. 그러자 시청자게시판 등에서 PD 불화설에 대한 해명 요구, 삭제된 분량을 복원한 '완전판' 재방영 요청 등이 올라왔다.

앞서 '고려거란전쟁' 제작 준비 단계에서 교체된 작가가 원작자의 견해를 무시하고 제대로 자문을 받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된 적도 있다.

'고려거란전쟁' 제작진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귀주대첩' 전투신을 의도적으로 편집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총연출인 전우성 감독은 김한솔 감독이 도맡은 흥화진 전투와 귀주대첩 장면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음을 밝힌다”고 했다.

제작진은 “보다 완벽한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목적 단 하나만 바라보고 마지막까지 노력한 제작진의 노고를 근거 없이 폄하하지 말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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