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숨은 고민 ‘자궁탈출증’…로봇수술로 치료 가능
47세 이 모씨는 세 번의 출산 모두 난산으로 자궁에 무리가 가는 출산을 진행하였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밑이 빠지는 느낌, 묵직하고 자궁 밖으로 뭔가 불룩하게 나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악화되다가도 호전되기를 반복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최근 질 부위가 쓸려 출혈이 발생하고, 외부에서 살덩어리가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습니다. 결국 자궁탈출증 4기를 진단받고 로봇수술을 받았습니다.
자궁탈출증이란 자궁이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면서 자궁의 일부 혹은 전체가 질을 통해 탈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흔히 ‘밑이 빠지는 병’이라고도 불립니다. △노화 △다산·난산에 의한 자궁 및 주변 근육의 손상 △고령화로 인한 근육의 이완이 주된 발병 원인이며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갱년기 이상의 여성들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자궁탈출증의 대표 증상인 요실금, 배뇨장애
자궁탈출증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본인이 자궁이 빠진 것을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아래가 묵직한 느낌 △압박감 △잔뇨감 △요실금 △요로가 좁아지거나 막혀서 소변이 나오지 않는 요폐색 △하루 8번 이상 자주 소변을 보는 빈뇨 등이 있을 때 발병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또 변비나 설사 등 배변 기능의 변화도 하나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누워 있는 자세에서 증상이 완화되고, 오랫동안 서 있거나 자주 쪼그려 앉으면 악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질이 짧아지고 자궁이 밀려 내려오는 만큼 성관계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궁이 많이 노출되고 헐어서 출혈이나 분비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자궁탈출증은 환자 본인이 불편하지 않으면 치료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는 하지만, 한 번 내려오기 시작한 자궁은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점점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궁탈출증이 심해지면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출혈, 감염 등 2차 질환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상태에 따라, 너무 늦지 않게 치료해야 자궁 적출을 피할 수 있습니다.
자궁탈출증 치료, 자궁 적출 피하는 로봇 수술 인기
과거에는 폐경기에 다다랐거나 향후 출산 계획이 없다면 자궁 적출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궁 적출은 상징적인 장기를 없애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또한 자궁 적출은 방광, 장 등 기타 주위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외과적 감염, 위장관 합병증 등 신체적 부작용과 우울증, 상실감, 박탈감 등의 심리적 문제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폐경 전 여성이라면 자궁의 유무는 여성호르몬 분비와 여성 건강에 있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자궁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가 권장됩니다.
초기 자궁탈출증의 경우, 손상된 골반근육과 인대를 복원하고 질의 내강을 좁히는 질 성형으로 자궁탈출증을 교정하고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는 이완되고 손상된 골반근육이 약해져 자궁이 내려온다는 자궁탈출증 발생의 기본 원리에 충실한 치료법입니다. 자궁탈출증 심화 단계에서는 근본적인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천골질 고정술, 질-장골치골인대 고정술 등 자궁을 골반에 고정시켜 끌어올리고 내려오지 않게 하는 수술입니다.
최근에는 개복수술이 아닌 복강경 로봇수술로 시행해 통증을 줄이고 회복을 빠르게 하는 수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습니다. 로봇수술이란, 로봇 팔에 연결된 첨단 수술 기구를 환자 배꼽 등의 작은 절개창을 통해 장착하고 수술자가 원격으로 조종하여 시행하는 첨단 수술 방법입니다.
의사의 눈이 되어주는 내시경 카메라는 3차원의 높은 해상도를 기반으로 육안이나 일반 복강경보다 최대 15배로 확대한 이미지로 좋은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로봇 팔은 미세한 관절로 이루어져 있어 사람 손이나 일반 복강경 수술로는 구현하기 힘든 540˚ 회전 등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합니다. 통상적인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서 시행하기 어려운 공간적 움직임,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개복수술이나 일반 복강경 수술로는 한계가 있었던 어려운 치료가 로봇수술의 발전으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자궁이 탈출하면 질벽과 자궁 경부가 질 외부로 나오면서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될 수 있고, 그로 인해 감염이 일어나는 등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여성으로서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져 심하면 대인관계가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궁탈출증은 계속해서 진행하는 병이므로 치료 후에도 케겔 운동과 같은 골반저근 강화 운동을 통해 진행이나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최동석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전문가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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