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생 멋있었다♥" 광양루니 전격은퇴 선언에 쏟아진 선후배X동료들의 응원

전영지 2024. 3. 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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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전남드래곤즈

'광양루니' 이종호(32)가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이종호는 12일 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지난해 K리그2 성남FC와 계약이 종료된 후 고민끝에 은퇴를 결심했다.

이종호는 "행복한 축구선수의 삶을 보냈다. 팬들에게 기억될 만한 광양루니, 이종호랑이 등 여러 별명으로 사랑을 받았고, 그 또한 선수시절 제 자부심이었다"면서 "은퇴를 한다고 생각하니 축구선수 시작부터 현재까지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했다. "축구를 통해 인생을 경험하며 많이 성장했다.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고 썼다. "전북 현대 ACL 우승, 울산 현대 FA컵 우승, 전남 드래곤즈 2부 최초 FA컵 우승이라는 결과를 함께해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하다. 마지막 팀인 성남FC 팬들과 구성원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더 앞선다. 꼭 승격이라는 결과를 드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떠나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 이제는 그라운드 밖에서 승격을 위해 응원을 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사진출처=스포츠조선DB
2011년 열아홉 살 때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종호는 손흥민, 황의조, 이재성, 김진수 등 '92라인',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로 촉망받았다. 2019년 일본 V-바렌 나가사키 임대 시절을 제외하면 13년간 K리그에서 활약하며 K리그 1-2부, 전남(2011~2015년, 2020~2021년·195경기 48골15도움), 전북(2016년·22경기 5골3도움), 울산(2017~2018년·37경기 8골3도움), 성남(2022~2023년·42경기 7골5도움) 시절을 통틀어 통산 296경기 68골 26도움을 기록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선 고 이광종 감독의 페르소나로 맹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6년 전북 현대에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2017년 울산 현대에선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종호는 뭐니뭐니해도 전남의 아들, 전남 드래곤즈 팬들이 가장 사랑했던 선수다. 광양제철중고 졸업 직후 2011년 프로 데뷔와 함께 주전을 꿰찼고,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저돌적인 드리블과 화끈한 골로 팬들을 열광케 하며 '광양루니'라는 애칭을 얻었다. 2011~2015년, 2020~2021년 전남에서 총 7시즌을 뛰었다. 1부리그 전남에선 선배 윤석영, 지동원, 김영욱, 황도연, 후배 이슬찬 등과 '전남유스' 황금시대를 열었다. 전남에서 총 195경기를 뛰며 48골15도움을 기록했다. 2021년 다시 돌아간 전남에서 2부리그 최초로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일은 선수도 팬들도 구단도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다.

또 그가 은퇴사에서 언급했던 '이종호랑이'라는 별명은 울산 현대(현 울산HD)에서 비롯됐다. 원팀을 위한 헌신으로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짜릿한 동점골, 결승골을 터뜨리는 '게임체인저' 이종호를 향해 울산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울산을 떠난 이후 한참이 지났지만 그가 만든, 직관적인 '호랑이 발톱' 세리머니는 여전히 울산 승리의 시그내처 포즈로 남아 있다.

13년간 치열하게 달렸던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종호의 작별인사에 밤새 선후배들의 감사인사와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전남 1년 선배'이자 절친인 지동원(수원FC)은 "너의 멋진 선수생활에 함께 달리고 즐거웠던 추억이 생각나 마음이 무겁다. 내동생 정말 고생했고, 멋있었다♥"며 따뜻한 진심을 전했다. 김영욱(서울 이랜드)도 "네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지 감히 상상해본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넌 최고의 선수였어. 너의 앞날을 응원할게"라고 썼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한 '동기' 이재성 역시 함께 뛰던 그 시절의 사진을 올리며 친구의 꽃길을 응원했다. 울산 유스 출신으로 전남에서도 활약한 '강원 영건' 이상헌 역시 멘토이자 선배인 이종호를 향해 "프로 1년차때부터 축구뿐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걸 다 챙겨주시던 호랑이형님,정말 고생하셨습니다. 형의 모습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제2의 인생도 응원하겠습니다"라는 깍듯한 인사를 전했다. 전남드래곤즈 팬들도 "광양루니 이종호 선수, 감사했고 즐거웠습니다. 전남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이라는 말로 재회를 기대했다.

아래는 이종호가 SNS를 통해 전한 은퇴사 전문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광양루니' 이종호 은퇴사]

안녕하세요. 축구선수 이종호입니다. 저는 행복하고 즐거움이 가득했던 축구선수 생활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은퇴를 하려 합니다. 과거 언젠가 하게 될 은퇴 시기에 대해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치와 내가 필요한 곳에서 매긴 가치의 간극이 크다면 그때는 내려놓아야겠다고 다짐했고 그것은 여러 가지를 말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행복한 축구선수의 삶을 보냈습니다. 팬들에게 기억될 만한 광양루니 이종호랑이 등 여러 별명으로 사랑을 받았고 그 또한 선수시절 제 자부심이었습니다. 은퇴를 한다고 생각하니 축구선수 시작부터 현재까지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제 축구 인생을 돌이켜보면 팀에서의 기억들만 생각이 많이 나네요. 개인적으로는 저에게 만족 못하고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하기 싫은건지 모르겠지만요. 축구를 통해 인생의 경험하며 많이 성장했네요...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제 축구 철학은 축구는 정석은 있어도 정답은 없다 입니다. 정답이 없는 만큼 본질에 집중해 자세와 기본을 갖춰야 창의성이 있는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을 생각 해보면 항상 부지런했고 팀 정신이 강했던 선수입니다. 팀으로 승리하는걸 좋아했습니다. 골을 넣는 것도 기분이 좋았지만 팀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해서 승리라는 결과를 가져왔을때 제일 뿌듯하고 희열을 느끼며 행복했습니다. 팀으로 승리해서 팬들 앞에 섰을 때 제일 자랑스러웠고 힘이 드는지 모르고 신이 났습니다. 다음날 바로 경기를 하고 싶을 만큼 중독이 컸습니다. 전 축구가 팀 스포츠여서 너무 멋지다고 생각하고 사랑합니다. 함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너무 멋있는 삶 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을 위해서라면 항상 최선을 다했고, 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팀 내 저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수고했다고 칭찬 해주고 싶습니다.

전북 현대 ACL 우승, 울산 현대 FA컵 우승, 전남 드래곤즈 2부 최초 FA컵 우승이라는 결과를 함께해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마지막 팀인 성남FC 팬들과 구성원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더 앞섭니다. 꼭 승격이라는 결과를 드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떠나서 죄송한 마음이 크네요. 이제는 그라운드 밖에서 승격을 위해 응원을 하겠습니다.

축구를 하면서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과 도움 주신 많은 분들 한분 한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저를 지도해주신 감독님 코칭스텝과 구단 프런트 지원스텝,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어준 동료들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선수로서 축구는 끝을 맺었지만 제2의 인생을 축구로 인해 더 미쳐보려 합니다. 한국 축구 k리그 파이팅! 아내, 딸 가족 모두 고맙고 수고했습니다. 축구선수 이종호에 대한 좋은 글과 사진 남겨주신 기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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