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음료 마신 르세라핌 멤버 ‘가자전쟁 논란’ 지뢰 밟다

르세라핌 허윤진, 스타벅스 음료 이용 사진 알려지자
친이스라엘 논란 스벅사진에 국외 팬들 비판 댓글 세례

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허윤진이 커피전문점 체인 스타벅스의 음료를 마시는 모습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면서 일부 국외팬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어난 가자전쟁을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스타벅스가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지목되면서 불매운동에 시달리는 상황에 케이(K)팝 아티스트까지 휘말리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에스엔에스에는 한 팬이 찍은 것으로 전해진 허윤진이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는 사진이 널리 공유됐다. 그러자 이를 본 국외팬들이 허윤진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스타벅스 불매하라(Boycott Starbucks)”, “스스로 배워라(educate yourself)”, “#팔레스타인을해방하라(#Freepalestine)” 등의 댓글을 잇따라 달았다.

앞서 지난해 10월 미국 스타벅스 노동조합인 ‘스타벅스 노동자 연합’은 자신들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스타벅스는 ‘그런 메시지에 스타벅스 로고를 사용하지 말라’며 노조를 상표권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친이스라엘’ 논란이 커지면서 스타벅스는 불매운동에 시달렸고 실제로 무슬림이 많은 중동과 아시아 등에서 매출이 하락했다.

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허윤진의 인스타그램에 ‘스타벅스 불매에 동참하라’는 내용의 댓글들이 달려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가수 전소미, 그룹 엔하이픈 멤버 제이크 역시 스타벅스 로고가 있는 컵으로 음료를 마셔 국외팬들의 항의를 받았다. 틱톡·인스타그램 갈무리

허윤진에 앞서 스타벅스 컵으로 음료를 마시는 영상을 틱톡에 올렸던 가수 전소미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마셨던 그룹 엔하이픈의 멤버 제이크 역시 일부 국외팬들에게 같은 지적을 받았다. 이후 전소미는 틱톡 영상을 삭제했고 제이크는 해당 방송 도중 스타벅스 커피에 대한 항의를 받자 “내가 실수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지난달에는 방탄소년단(BTS) 등이 소속된 하이브의 미국 지사 최고경영자(CEO)가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내용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이브 사옥 앞에서 국외팬들이 트럭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케이팝 아티스트에게 본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라고 강요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적절한 대처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아이돌이라면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고, 자신의 행동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실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글로벌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