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갈아넣었다" 류승룡X안재홍, '닭강정' 변한 김유정 구하다 "짜릿한 경험"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닭강정'이 어디에도 본 적 없는 웃음을 선물한다.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류승룡, 안재홍, 김유정, 이병헌 감독이 참석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최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최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고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1600만 관객을 동원해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를 기록한 영화 '극한직업'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을 통해 특유의 위트 넘치는 '말맛'으로 대중에게 사랑받은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날 이병헌 감독은 "웹툰 원작으로 한 소재, 작품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재밌겠다 한 작품은 다른 제작사가 가져갔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남는 거 없냐 했는데 회사에서 추천해주셨다. 처음에는 헛웃음이 났는데, '이게 뭘까' 하면서 며칠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해보겠다 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극한직업'과 '멜로가 체질' 직후라 자신감도 좀 있었다. 이야기의 장점이 분명히 있었고, 주제를 확장 시키면 더 재밌겠다는 것도 있었다. 매력은 이 소재, 설정 자체다"라고 덧붙였다.
류승룡은 딸바보 모든기계 사장 최선만을 연기했다. 류승룡은 "한 줄 로그라인이 신선했다. 닭강정으로 변한 딸을 좋아하는 남성과 아빠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그 다음 이야기들이 궁금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전개되는데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안재홍은 민아를 짝사랑하는 순정남이자 모든기계 인턴사원 고백중 역을 맡았다. 안재홍은 "대본을 보는데, 정말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걸 넘어서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이야기더라. 신나고 쾌감 넘쳤다. 마치 정말 닭강정을 먹는 것처럼 맛있고 기분 좋은 작품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너무너무 하고 싶었다. 한 번 맛보면 멈출 수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느 순간 10회를 보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백중 역에 대해서는 "모든기계의 유일한 인턴 사원이고, 최선만 사장님의 딸인 민아를 남몰래라고 생각하지만 티나게 짝사랑하고 있는 인물이다. 민아 씨가 닭강정으로 변해버린 황당무계한 사건을 목격한 유일한 목격자이기도 하다. 짝사랑하는 민아 씨를 다시 되찾기 위해 최선만 사장님과 상상초월의 고군분투를 한다"고 설명했다.
김유정은 닭강정이 된 최민아를 연기했다. 김유정은 "좋은 기회로 닭강정 대본을 읽게 됐다. 대본을 볼 때부터 너무 웃으면서 혼자 봤다. 너무 좋아서 꼭 하고 싶다고 바로 얘기했다"며 "원래부터 이병헌 감독님 작품을 좋아했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멜로가 체질'이다. 그래서 대본집도 선물을 받기도 했다. 같이 작업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민아 역에 대해 "아버지 회사에 놀러갔다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가서 닭강정으로 변하는 캐릭터"라며 "제 역할이 닭강정으로 변한다는 게 놀랐다기 보다 시나리오 자체에 놀라움을 느꼈다. 제가 이런 스타일의 대본을 좋아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류승룡은 최선만 캐릭터에 대해 "딸이 잘 살고 있다가 닭강정으로 변해서 최선을 다해 딸을 구하려 애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연기에 주안점을 둔 부분으로는 "닭강정으로 변한 김유정 씨가 영혼을 갈아넣었기 때문에 닭강정 자체가 딸로 보였다. '테이큰'의 리암 니슨처럼 연기했다. 빅매치가 될 거 같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류승룡은 이병헌 감독을 '나른한 천재'라고 표현했다. 그는 "감독님의 설계도인 대본 자체가 워낙 탄탄하고, 저희는 나른한 천재라고 표현하는데 엉뚱함 속에 진지함이 있고 진지함 속에 엉뚱함이 있다. 진한 매력이 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도 항상 안전한 트램펄린처럼 해주셔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이병헌 감독에 대한 믿음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이병헌 감독은 '닭강정'에 류승룡이 꼭 필요했던 이유로 "저한테도, '닭강정'에도, 한국 드라마에도 필요한 귀한 배우"라며 "대본을 드릴 때 당연히 생각할 수밖에 없는 배우였는데, 또 닭이라서 조금의 미안함이 있었다. 고착화 되어가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무빙'에서 닭을 튀기고 계시더라. 큰 문제가 아니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유쾌한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안재홍은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오남으로 강렬한 비주얼과 연기를 선보여 은퇴설까지 불거진 바. '닭강정'에선 어떤 모습일까. 안재홍은 "은퇴 밈의 시초로서 어느 정도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안재홍은 고백중을 위해 신경쓴 점으로 "처음에 대본을 보고, 웹툰을 참고하기 위해 봤다. 웹툰을 보자마자 느낀 건 '이건 내가 해야하는 구나'였다. 생김새가 흡사하단 인상을 받았다. 외적으론 가르마정도 탔는데, 유사함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며 "원작 웹툰의 저 인물이 튀어난 듯한 느낌을 구현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내적으로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웹툰의 분명한 언어가 있다고 생각했다. 작품에 맞는 톤앤매너를 구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은 "너무 싱크로율이 높아서 당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참 잘생겨지고 있는 배우에게 이런 걸 주는 게 실례지 않을까 했다. 근데 얼마 뒤 주오남이 나오더라. 당연히 안재홍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또 이병헌 감독은 김유정과 첫 호흡을 맞춘 바. 캐스팅한 이유로 "제가 어떻게 김유정이란 사람을 캐스팅하겠나. 김유정 씨 회사 본부장님과 만났다가 대본을 전달했는데, 김유정 씨가 다행히 재밌게 대본을 읽어주셨다. 저한테 축복이라고 해야할까. 김유정 없었으면 어떻게 할 뻔했지 싶을 정도로 너무 잘해주셨다. 특별출연이라고 닭강정으로 변하고 안나오는 거 아니냐 하지만,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특별출연이지만 강렬함을 안기는 김유정은 "고민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닭강정으로 변하게 되면서, 제가 등장을 하긴 하지만 짧고 굵게 나오기 때문에 민아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하다가 그냥 재밌게 해야겠다 했다. 그래서 현장에 놀러가는 기분으로 갔다. 생각보다 와이어도 타고 닭강정 탈도 쓰고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촬영 후기를 귀띔했다.
류승룡과 안재홍은 서로의 연기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류승룡은 안재홍과 연기하면서 "정말 깜짝 놀랐다. '극한직업'은 여러 명이서 호흡을 맞춰야 해서 여러 번 했는데, '닭강정'에서 안재홍 배우와 둘이 할 때는 현장에서 리허설 없이 거의 연기를 했다. 웃음이 휘발되니까. 근데 자웅동체처럼 척척척 아귀가 맞는다고 해야할까. 현장에서 짜릿했다. 기가 막힌 경험이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안재홍은 류승룡과의 호흡을 탁구에 비유했다. "탁구 대회에 최고의 선배님과 한 팀을 이룬 거 같은 든든함이 있었다. 제가 승룡 선배님한테 의지를 많이 했다. 빠른 호흡 속에서 강하게 공을 보내면 선배님이 부드럽게 랠리를 시켜주는 느낌이었다. 뭔가가 계속 오고감을 느끼면서 촬영에 임했다. 합을 미리 계획하지 않았는데도 그 이상의 시너지가 나왔다. 굉장히 카타르시스가 있었던 현장이었다"고 밝혔다.
정호연, 박진영, 고창석, 문상훈, 이하늬, 김남희, 이주빈 등 특별출연 라인업도 화려하다. 이병헌 감독은 "많은 출연자분들이 계신다. 주목할 만한 캐릭터를 꼽을 수 없는 게 다들 개성이 있는 캐릭터다. 캐릭터가 다 너무 재밌어서 러닝 타임 길지 않으니까 그냥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공개.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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