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파견 공보의 업무 시작…수술, 당직 투입은 '아직'

조아서 기자 2024. 3. 1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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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실 병실을 1인실처럼 쓰고 있어. 의사 선생님들 안쓰러워 죽겠어."

13일 부산대병원에서 만난 김 모 씨(63)는 "입원한 5일 동안 담당 의사가 주말도 없이 출근하더라"면서 "턱뼈에 금이 가 약물치료 받고 있는데 입원하기까지 일주일 기다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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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 2명, 공보의 7명 파견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가 4주차로 접어든 11일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4주 동안 군의관 20명과 공중보건의 138명 등 모두 158명을 병원 20곳에 파견해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2024.3.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5인실 병실을 1인실처럼 쓰고 있어. 의사 선생님들 안쓰러워 죽겠어."

13일 부산대병원에서 만난 김 모 씨(63)는 "입원한 5일 동안 담당 의사가 주말도 없이 출근하더라"면서 "턱뼈에 금이 가 약물치료 받고 있는데 입원하기까지 일주일 기다렸다"고 말했다.

김 씨는 "병동에 의사도 많이 없지만 환자도 없다"며 "그 많던 환자가 다 순식간에 나아서 퇴원했겠냐, 교수들마저 병원을 떠난다면 환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까지 집단사직을 예고하면서 정부가 연일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대책에 나서고 있지만 환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13일 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1일 의료현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 지원한 공중보건의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된다. 부산대병원에는 군의관 2명, 공보의 7명, 총 9명이 4주간 파견된다.

이들은 성형외과 1명, 마취과 1명, 외과 1명, 정형외과 1명 등 전문의 4명과 일반의 5명이다. 전공과가 없는 일반의 5명은 충원이 시급한 내과와 응급실에 각 4명, 1명씩 배치된다.

하지만 이들은 수술 집도, 당직 등 업무에서 배제된 채 수술보조, 진료 보조 등 업무에만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이틀간 교육을 진행했지만 현장 적응 기간, 시스템 숙달 등을 고려해 당장 수술, 당직 투입은 제한된다"며 "과로로 지친 의료진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향후 이들의 업무 배분을 더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간, 소수의 공보의 파견만으로는 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체감하기 어려운 만큼 부산대병원 역시 당분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부산대병원은 지난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비긴급 분야의 지출을 줄이는 등 병원 보유금 유지에 나서고 있다. 또 지난주부터 50개 병동 중 입원 환자가 급감한 4개 병동을 폐쇄하고 비슷한 진료과끼리 병동을 통합·축소 운영하고 있다.

전공의 이탈 등의 여파로 병상 가동률이 40~50%로 급감하면서 하루 평균 4억~5억 원, 약 한 달간(평일 22~23일) 100억~150억 원의 경영 손실을 입은 데 따른 조치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원마다 시스템이 다르고, 환자가 진료·수술·퇴원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료진들이 연속적으로 협업하기 때문에 현장을 익히고 손발을 맞추는 데만 한달은 걸린다"며 "4주 뒤면 파견 기간이 끝나는 이들에게 현장에서도 중요·필수 업무를 맡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은 전공의 236명 중 216명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달부터 출근하기로 예정돼 있던 임상강사 등 펠로우(전임의) 27명 중 22명, 신규인턴(수련의) 50여 명도 임용을 포기했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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