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수출 개선에 2월 고용 '훈풍'…내수 온도차는 과제(종합)
제조업 증가폭 확대…숙박·음식점업 2개월째 감소
고령화에 60대 늘고 청년 줄어…고용률 역대 최대
정부 "온기 확산 더뎌…수출·내수 균형 회복 총력"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04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 9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10월 34만 6000명에서 11월(27만 7000명)과 12월(28만 5000명) 20만명대에 머물렀지만, 새해 들어 다시 2개월째 3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1월(38만명)에 비해 증가 폭은 둔화했다.
산업별로 보면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부분이 9만 8000명 증가해 가장 크게 늘어났다. 올해 직접 일자리 예산이 늘어난 부분과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관련 공공부문 일자리채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업(8만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7만8천명) 등에서도 증가세가 나타났다.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취업자 수도 3만 8000명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1만명 늘며 2022년 12월(8만 6000명) 이후 1년 만에 상승 전환한 이후 1월(2만명)에 이어 석 달째 플러스(+)다. 증가 폭도 월별로 확대되는 추세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은 통상적으로 수출이나 경기의 영향을 받는다”며 “전자·전기 쪽 감소가 축소되고 수출하고 있는 식료품이나 자동차, 기타 기계가 증가세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내수 침체의 영향으로 관련 업종의 고용은 축소되는 모양새다. 2022년 5월부터 작년 12월까지 20개월 연속 증가했던 숙박·음식점업은 지난달 2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2월 17만 6000명으로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지만, 올해 1월(-8000명)부터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보합세를 보였던 도소매업 취업자는 2000명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부동산업 취업자는 2만 1000명 줄어 10개월째 감소세다. 다만 건설업 취업자는 건설 경기 불황에도 3만 6000명 증가해 6개월 연속 늘었다.
그간 취업자 증가세를 이끌어왔던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증가폭이 7만 2000명으로 축소됐다. 2021년 1월(7만 4000명)이후 37개월 만에 최소치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수요는 여전히 높은 업종이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보건에서 감소가 있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일자리 증가세를 이끌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인구 고령화와 정부 직접 일자리 사업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보다 29만 7000명 늘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6만 1000명 감소해 2022년 11월(-5000명) 이후 16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50대와 30대는 각각 8만 4000명, 7만 1000명 증가한 반면, 40대는 6만 2000명이 감소했다.
◇정부 “체감경기 온기 확산 더뎌…수출·내수 균형잡힌 회복 총력”
정부는 지난 2년간 고용시장 호황을 감안하면 최근 흐름은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향후에도 수출 회복세를 기반으로 양호한 고용이 지속될 거라는 전망이지만, 지난해 말부터 가시화되는 건설수주 부진을 하방 요인으로 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제조업 고용에 긍정적 작용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수와 가장 관련 있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건설업은 기본적으로 기저효과 영향을 받고 있지만 업종별로 흐름이 상이하다”고 진단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1.6%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작성 이후 2월 기준 최고치다. 15∼64세 고용률도 0.7%포인트 상승한 68.7%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실업률은 3.2%로 0.1%포인트 올랐으나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지표상 회복 흐름과 달리 체감경기는 여전히 온기 확산이 더딘 상황”이라며 “두 바퀴의 크기가 맞아야 수레가 앞으로 갈 수 있듯 정부는 수출과 내수가 균형 잡힌 회복으로 갈 수 있도록 민생회복과 경제역동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jean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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