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에 인수된 '부동산 조각투자' 펀블, 토큰증권 사업 키운다

박현영 기자 2024. 3. 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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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SGA솔루션즈가 올해 초 인수…SGA 블록체인 기술 적용
토큰증권 올인원 플랫폼 '스플릿' 개발…손익차등형 토큰증권 공모도 예정
최영철 SGA솔루션즈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펀블 사업전략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이 토큰증권(ST) 플랫폼 '스플릿(SPLIT)'을 출시하고, 부동산 외 다른 분야로 토큰증권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

올해 초 코스닥 상장사이자 IT보안 전문기업인 SGA솔루션즈에 인수된 후, SGA솔루션즈의 블록체인 원천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양사는 '스플릿'을 토큰증권의 모든 생애주기를 지원하는 '올인원 토큰증권발행(STO) 플랫폼'으로 소개했다. 기존 펀블의 부동산뿐 아니라, 다른 자산의 토큰화 및 토큰증권 발행까지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SGA, 왜 펀블 인수 택했나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펀블 STO 사업전략 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은 최영철 SGA솔루션즈 대표는 펀블 지분 인수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우선 SGA솔루션즈는 과거 스타트업이었던 기업들이 모여 하나의 통합기업으로 출범,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한 IT 전문기업이다. 일찍이 블록체인 기술에도 관심을 갖고 지난 2018년 자회사 SGA블록체인을 출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 관련 비즈니스로 매출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2022년 SGA솔루션즈는 SGA블록체인을 흡수합병했다.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SGA는 블록체인 미들웨어 플랫폼 '루트체인'을 가지고 있고, 2018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블록체인 진흥사업에도 매년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원천기술을 토대로 SGA는 STO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STO 사업을 전개하려면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야 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2월 STO를 제도권에 편입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법제화가 추진되지 못한 탓이다.

이에 SGA솔루션즈는 이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펀블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최 대표는 "SGA의 블록체인 원천기술은 강력하다고 생각했지만 STO 사업을 위해선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야 했고, 지정에만 1~2년 걸릴 수 있다"며 "펀블은 이미 2021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데다, 토큰증권의 거래 및 청산까지 마무리한 유일한 기업이라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펀블 입장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했고, 이에 SGA솔루션즈와 함께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최 대표는 밝혔다.

◇SGA-펀블, 토큰증권에 사활…올인원 플랫폼 '스플릿' 개발

SGA의 지분 인수 후 양사는 STO 올인원 플랫폼 '스플릿'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스플릿은 개발을 마치고 플랫폼을 테스트하는 단계다. 단, 대중에는 STO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이뤄진 이후 공개할 예정이다.

스플릿에서는 토큰증권에 대한 발행, 거래, 관리가 모두 가능하다. STO 대상이 될 자산을 심사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 및 승인받는 절차, 토큰증권을 발행하고 공모를 진행하는 절차 등도 모두 지원한다.

또 발행 관련 계좌 관리는 SK증권을 비롯한 계좌관리기관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거래, 토큰증권 총량 관리, 투자자 관리도 스플릿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다.

스플릿 발표를 맡은 김건우 SGA솔루션즈 개발팀장은 "올인원 플랫폼이 단순히 부동산 투자뿐 아니라 다양한 범위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자산이 스플릿 플랫폼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다른 유무형 자산도 담을 수 있게끔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찬식 펀블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펀블 사업전략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날 조찬식 펀블 대표는 스플릿 플랫폼 외 기존 펀블 플랫폼에서 출시할 신규 상품도 소개했다. 펀블은 세계 최초로 손익차등형 토큰증권 공모를 출시할 예정이다. 펀블 플랫폼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안전성이 높은 선순위 투자자로 우선 참여할 수 있다.

조 대표는 "건물 가격이 13% 이하로만 떨어지면 안전하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라며 "건물에서 발생하는 월 수익도 펀블 투자자만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협업으로 펀블은 글로벌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RWA란 부동산, 채권 등 현실세계의 자산을 블록체인상에 토큰화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최대 화두이기도 하다.

조 대표는 "SGA와 펀블은 STO 관련 법안이 시행되는 시점에 맞춰 RWA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며 "해외 진출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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