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어 교수도 사직하나…"사태 길어질수록 환자들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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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에 이어 교수들까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환자들은 대형병원에서 교수들마저 떠나면 수술 등 진료 일정에 더욱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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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대치 23일째…"정부·의료계 한 발짝씩 양보해야"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계승현 최원정 기자 = 전공의들에 이어 교수들까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20일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병원을 떠난 뒤 13일로 벌써 23일째를 맞았지만 강경한 대치 상황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 의대생 집단휴학에 이어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가톨릭대 등을 포함한 19개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도 전날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를 조직하고 오는 15일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환자들은 대형병원에서 교수들마저 떠나면 수술 등 진료 일정에 더욱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이모(73)씨는 올해 1월 남편이 간암 1기 진단을 받았는데 수술 날짜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며 "이제 교수들까지 빠진다고 하니 다행히 수술받은 다른 환자들도 제대로 진료는 볼 수 있는 건지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병원에서 만난 한 간호사는 "지금도 이렇게 바쁜데 교수들까지 병원에 없으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만난 환자들도 한결같이 우려를 표했다. 상급종합병원인 이 병원의 교수들은 전날 사직 연대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다음 달 소화기내과 수술을 앞두고 있다는 조모(56)씨는 "전공의들이 빠지고 교수들이 겨우겨우 현장을 이어가던 걸로 알고 있는데 교수들까지 사직하면 그야말로 마비가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만난 한 환자의 보호자는 "오늘은 다행히 별 탈이 없어 다행이지만 응급환자가 제때 수술받지 못할까 걱정"이라며 "의사들이 생명이 위급한 사람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전공의 사직으로 긴급한 수술 취소 통보를 받아 전전긍긍해 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생후 9개월 된 아이가 구순구개열을 앓고 있다는 엄마 A씨는 지난 6일 SNS에 글을 올려 "어렵게 사정해서 진료를 예약하고 서울까지 왔는데 교수님 첫 마디가 '수술 못 합니다. 다른 병원 가세요'였다"라고 말했다.
A씨가 재차 사정하자 이 교수는 "수술 지금도 어렵게 제가 혼자 합니다. 이 아이는 손이 하나로는 시작도 못 합니다. 혼자 수술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합니까"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A씨는 "아픈 게 죄가 아닌데 이런 취급은 살다살다 처음"이라면서 "하루하루 살얼음판인데, 겨우 잡은 수술은 하루아침에 의사 한마디 말에 취소됐다"며 애타는 심경을 드러냈다.
의료공백 사태가 예상외로 길어지는 데 대해 정부와 의료계 모두 강경 대치를 풀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파킨슨병으로 병원을 찾은 마모(67)씨는 "결국 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에 교수들도 함께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라며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하면 환자들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나을 것 아니냐"고 혀를 찼다.
서울대병원에서 유방암 진료를 마친 김모(57)씨는 "구속하고 수사하는 게 능사는 아닐 텐데 정부도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한 번에 2천명을 증원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구체적인 제안이 있어야 하는데 강경하게만 나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모(67)씨도 "정부와 의사들 사이 싸움이 길어질수록 피해를 보는 건 당장 몸이 성치 않은 환자들뿐"이라며 "정부도 한 발짝 양보해서 사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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