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위험한 '조발성 치매', 10년 만에 3.6배 증가" [오늘의 정책 이슈]
젊은 세대도 안심할 수 없는 ‘조발성 치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건당국이 경고했다. 특히 노인성 치매에 비해 유전적 특징이 뚜렷해 원인 규명과 예방 치료기술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세계뇌주간(Brain Awareness Week)은 매년 3월 셋째주로 올해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다. 뇌과학을 통해 얻은 지식을 대중에게 알리고 뇌과학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기 위한 세계적 캠페인이다.
질병관리청은 “흔히 치매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교적 젊은 40∼50대에도 발병할 수 있다”며 “이렇게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를 ‘조발성 치매’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발성 치매 환자는 2021년 기준 전체 치매환자의 약 8% 정도이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9년 1만7772명이던 환자수는 2019년 6만3231명으로 10년간 약 3.6배 증가했다.
경제활동을 활발히하는 연령층에 발생하므로 환자는 경력이 단절되고, 피부양자들은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사회·경제적 부담이 심각하다고 질병관리청은 설명했다.
하지만 치매 관련 국내 연구는 대부분 노인성 치매에 집중돼 조발성 치매에 대한 기본적인 역학특성과 인구학적 통계 등도 확립되어 있지 않다. 국내 환자의 정확한 임상, 유전적 특성 파악을 통한 예방, 관리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기반 구축이 시급하다고 한다.
◆“한국인 특이 유전자 발굴 연구”
국립보건연구원은 “연구진은 코호트 연구를 통해 조발성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유전자를 새로 규명했다”며 “전두측두엽치매의 한 아형인 의미변이원발진행실어증 환자로부터 최초로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유전인자 ‘ANXA11’의 새로운 병원성 변이(p.Asp40Gly)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의미변이원발진행실어증(svPPA)은 말하거나 쓰여진 각각의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어와 사물을 연결하거나 이름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질병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추가적인 유전자 스크리닝을 통해 서구인 환자에서 주로 발견되는 유전자변이들(C9orf72, MAPT, GRN 등)이 한국인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에서는 극히 드물다는 점을 밝혔다”며 “이처럼 전두측두엽치매를 일으키는 유전자는 민족적 또는 지리적 다양성을 가질 수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한국인 조발성 치매환자 코호트 연구를 통한 한국인 특이 유전자 발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발성 치매는 노인성치매에 비해 유전적 특징이 뚜렷한 경우가 많은데, 현재 돌연변이가 확인된 다섯 가계의 가족 코호트를 구성해 추적관찰 중이며, 추후 확대할 예정이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조발성 치매는 노인성치매와 더불어 국가가 앞장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국립보건연구원은 지속적인 코호트 연구를 통해 질병 예방, 관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근거생산을 이어나가고, 코호트연구를 통해 수집된 자원과 임상정보는 더 많은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 분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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