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16강은 과학’ 조롱 7전8기·14년 만에 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아스널이 7년 만에 돌아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진출했다. 16강전에서 번번이 무릎을 꿇으며 ‘아스널의 16강은 과학’이라는 조롱을 받았던 아픔을 털어내고 7전 8기, 14년 만에 웃었다.
아스널은 13일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UCL 16강 2차전 포르투(포르투갈)와 홈 경기에서 정규시간 90분 동안 1-0으로 앞섰다. 지난달 22일 16강 1차전에서는 포르투가 1-0으로 이긴 터라 양 팀의 1, 2차전 합계 점수는 1-1이 됐고, 연장 전·후반에서도 득점이 나오지 않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아스널이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2009-2010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8강에 올랐다. 당시에도 16강에서 포르투를 합계 6-2로 꺾었다.
아스널은 지난달 열린 원정 1차전에서 포르투에 지면서 8강 진출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었으나 승부차기 끝에 힘겹게 웃었다. 현재 EPL에서 승점 64로 1위에 올라 있는 아스널은 더블(2관왕)을 향해서도 한발짝 더 다가섰다.
아스널은 전반 41분 마르틴 외데고르와 레안드로 트로사르의 합작 골로 탈락 위기에서 벗어났다. 외데고르가 현란한 발기술에 이어 환상적인 킬 패스로 수비 4명을 뚫고 왼쪽 페널티 지역으로 침투한 트로사르에게 공을 전달했고, 트로사르가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쪽 골대 하단 구석에 찌러 넣어 1, 2차전 합계 1-1을 만들었다.
외데고르는 후반 22분 골대 정면에서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직전 장면에서 카이 하베르츠가 페페를 잡아당기는 반칙을 범했다는 주심의 판정으로 골이 취소됐다.
추가 득점에 실패한 양 팀의 승부는 연장전으로 흘렀으나 골은 터지지 않았다. 아스널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양 팀의 첫 번째 키커인 외데고르와 페페가 나란히 성공했다. 이어 아스널의 두 번째 키커 하베르츠가 깔끔하게 슛을 성공한 반면, 포르투의 웬데우 나시멘투 보르지스의 슈팅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양 팀의 세 번째 키커였던 부카요 사카와 마르코 그루이치가 나란히 성공한 가운데, 아스널의 데클런 라이스까지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 다비드 라야가 포르투의 네 번째 키커였던 갈레누의 슈팅을 막아내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스널은 2010년 포르투를 누르고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한 이후에도 7번이나 16강에 올랐으나 모두 8강 벽을 넘지 못했다.
2011년 바르셀로나(스페인), 2012년 AC밀란(이탈리아), 2013~2014년은 연속해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무릎을 꿇었다. 2015년엔 AS모나코(프랑스), 2016년엔 바르셀로나, 2017년엔 다시 바이에른 뮌헨을 넘지 못했다. 다른 클럽의 축구팬들은 ‘아스널의 16강은 과학’이라며 조롱을 보냈다. 14년간 아픔을 감내해온 아스널 팬들은 마침내 7전 8기 끝에 8강행을 이뤄내며 이제야 크게 웃을 수 있게 됐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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