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압박 커질수록 한국 반도체 장비업계 ‘고통’
중국 납품 많은 범용 부품도 통제 가능성
중국과 거래 막히면 수익성·경쟁력 약화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대(對)중국 수출 통제의 고삐를 더욱 죄면서 한국 장비업체들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향후 미국 정부의 압박 정도가 점차 커질 경우, 원천적으로 중국과의 거래가 막혀버리는 등 수익성 악화 및 경쟁력 저하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중고 반도체 기계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창고에 보관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구형 세대 반도체 제조에 쓰이던 낡은 반도체 장비를 패키지로 묶어 중고 시장에 내놨다. 딜러를 통해 판매되는 장비들의 최대 수요자는 중국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삼성과 SK의 장비가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기술 발전에 악용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고로 사들인 구형 장비로 내수시장에 쓸 가전 및 자동차용 범용 반도체 등을 생산해 왔다. 또한, 이를 매개로 고급 칩을 만드는 모델들을 개발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중 수출 규제 통제를 이어오고 있는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의식해 노후 반도체 장비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 칩(16nm 내지 14nm 이하)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한국, 네덜란드, 일본 등 동맹국들에게도 자국과 비슷한 수준의 수출 통제를 도입할 것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특히, 삼성과 SK는 미국 정부로부터 규제를 유예받아 중국 현지 공장에 첨단 장비를 반입해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처지다. 반입 허가는 언제든 철회될 수 있는 만큼, 미국 정부와의 우호적 관계 유지가 필수적이다.
향후 반도체 장비 수출에 대한 미국의 규제 정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대중 수출 통제로 생긴 공백을 동맹국 기업이 메우지 않도록 압박하고 있다.
앞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국 기업이 중국에 판매할 수 없는 장비를 외국 경쟁사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판매하고 있어 경쟁에서 불리하다면서 한국과 대만 등 동맹도 미국과 같은 품목을 같은 방식으로 수출을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난 1월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에 제출한 바 있다.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압박이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까지 번지면서, 일각에서는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국내 업체들은 주로 구세대 범용(legacy) 반도체 부품을 중국에 납품해왔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를 넘어 범용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장비까지 통제할 가능성도 높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은 여전히 국내 반도체 수출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교역국이다. 가장 밑단의 장비부터 거래가 막힌다면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SK의 구형 장비가 중고로 판매되지 못하고 계속 쌓이고 있다는 점도 악영향이다. 재고 증가로 인한 비용 상승 및 적체 현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장비를 납품하던 국내 중소 업체들의 매출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 국내 장비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는 동시에 그 장비를 구매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용 경쟁력 악화로 이어져 악순환이 될 수 있다.
특히, 반도체장비 산업의 자립화가 어려워질 것이라도 지적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1500억원 이상 규모로 소부장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등 반도체 소부장 기업 자립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반도체 장비를 거래할 수 있는 통로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조짐”이라며 “중국을 대상으로 한 매출 증대로 기술력 발전을 이어오던 일부 업체들에게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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