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영웅·감스트도 떠났다…유튜버 절반 줄인 CJ 다이아TV
CJ ENM의 MCN ‘다이아TV’
2년 만에 크리에이터 절반으로
임영웅·감스트와 계약 종료
대도서관·허팝 등은 잔류
수익배분 불리해 손실 눈덩이
방송채널 매각·쇼핑몰 청산
작년엔 매각 추진설도 나돌아
부진했던 CJ ENM 반등 주목
작년 4분기 587억 깜짝 실적
CJ그룹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CJ ENM의 엔터테인먼트 부문 사업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업계 1위이지만 비용 부담이 컸던 ‘다이아TV’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수를 대폭 줄이고, 쇼핑몰 사업을 종료하는 등 군살 빼기에 나섰다.
크리에이터 1400→650명으로 줄어
13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최근 다이아TV 소속 크리에이터 수를 650여명 수준까지 줄였다. 2년여 전 1400명에 달했던 소속 크리에이터 수가 작년 초 1000명 정도로 줄어든데 이어, 다시 1년 만에 400여명이 더 빠져나간 것이다.
주요 인기 크리에이터 중에선 축구 중계 유튜버인 ‘감스트’가 지난 11일 계약 종료로 다이아TV를 이탈했다. 감스트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259만명에 달한다. '미스터 트롯' 우승자인 가수 임영웅(구독자 159만명)과의 계약도 작년 말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게임방송 크리에이터인 대도서관(149만명)을 비롯해 허팝, 입짧은햇님, 닥터프렌즈 등 인기 크리에이터는 다이아TV에 남았다.
다이아TV는 CJ ENM이 2013년 ‘크리에이터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출범시킨 국내 최초 MCN이다. 유튜브를 비롯해 트위치, 틱톡,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크게는 구독자 수가 100만명을 웃도는 크리에이터들이 여럿 모여 있다.
다이아TV는 영상 프로듀싱, 스튜디오 운영, 저작권 관리 등을 통해 이들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제작을 돕는다. 비슷한 대형 MCN으로는 샌드박스네트워크, 트레져헌터 등이 있다.
그동안 CJ ENM은 유튜브 등 콘텐츠 기반 크리에이팅 생태계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의욕적으로 MCN 산업 성장을 주도해왔다. 2017년에는 전용 TV 케이블 방송채널인 ‘채널 다이아’를 개국하기도 했다. 2020년부터는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상품들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다이아마켓’을 개설했다.
2020년대 초 다이아TV 소속 크리에이터 수는 1400여명에 달했다. 당시 다이아TV가 확보한 채널의 총 구독자 수는 3억명을 넘어섰다. 골드만삭스는 2027년 글로벌 크리에이터 시장 규모가 4800억달러(63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엔터업계에선 MCN 사업을 두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크리에이터 영입과 콘텐츠 제작·관리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막상 벌어들이는 돈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MCN과의 관계에서 ‘갑’으로 불리는 인기 크리에이터의 경우 수익 배분 계약이 크리에이터에 유리하게 돼 있어 MCN이 가져가는 돈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MCN업계 2위권인 샌드박스네트워크의 경우 2022년 매출 1513억원, 영업손실 2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33.1% 늘었지만 손실이 같은 기간 109% 불어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트레져헌터 역시 37억원 가량 영업손실을 냈다.
CJ ENM 내 미디어플랫폼 사업부문에 속한 다이아TV의 실적은 따로 집계되지 않지만 그동안 적지 않은 규모의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TV 매각 검토 안해"
CJ ENM은 2022년 케이블 방송 채널인 채널 다이아를 매각하면서 다이아TV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해에는 다이아TV의 온라인 쇼핑몰인 다이아마켓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이아마켓 운영을 위해 2020년 설립했던 자회사인 터치앤바이도 청산했다. 터치앤바이는 2022년 매출 24억여원, 영업손실 2억7000여만원을 기록했다.
작년 5월에는 다이아TV를 다른 MCN인 트레져헌터에 매각한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당시 매각 논의는 인수 대금 등 이견으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CJ ENM 관계자는 “현재 다이아TV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그동안 사업 효율화를 진행해 실적도 많이 개선된 만큼 굳이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CJ그룹 내에서는 CJ ENM의 경영 효율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올해에는 실적 반등을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J ENM은 2022년 10월 구창근 대표 취임 이후 그동안 부진했던 미디어플랫폼과 영화·드라마 부문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다.
CJ ENM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87억원을 기록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작년 1분기 503억원, 2분기 304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가 3분기 74억원으로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뤘고 이후 다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작년 연간으로는 매출이 4조3684억원으로 2022년 대비 8.8% 줄었다. 영업손익은 146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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