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심판한다”…韓사장 살해하고 도주한 카자흐스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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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한국인 사장을 살해하고 자국으로 도망간 카자흐스탄인이 현지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검찰은 지난달 28일 A 씨(50)를 현지에서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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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법무부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검찰은 지난달 28일 A 씨(50)를 현지에서 구속 기소했다. 그가 범죄를 저지른 지 20년 만이다.
A 씨는 2003년 11월 취업을 목적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했고, 이듬해 5월 자신의 고용주인 B 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는 인근 저수지에 사체를 던져 은닉까지 시도했다.
며칠 후 피해자의 시체가 수사기관에 발견되면서 A 씨는 카자흐스탄으로 도주했다.
법무부는 당초 A 씨를 한국으로 데려와 처벌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현지 수사당국과 협의를 이어갔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당국이 2007년 1월 “자국 헌법상 자국민의 인도가 허용되지 않는다”며 범죄인 인도 청구를 거절했다.
당시 양국 사이엔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우리 정부는 A 씨를 현지에서 처벌받게 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법무부는 2009년 1월부터 A 씨를 기소해 달라고 현지 수사 당국에 요청했다. 우리 측 수사기록도 현지에 직접 전달했다. 이후 15년의 노력 끝에 카자흐스탄 검찰이 A 씨를 재판에 넘겼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현지 검찰에 지속적으로 A 씨 처벌을 주장했고, 현지 검찰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여러 차례의 실무협의, 현지출장, 화상회의 등을 통해 카자흐스탄 당국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고, 마침내 카자흐스탄 당국은 범죄인을 살인죄로 기소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 당국과의 촘촘한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사안별 대응 전략을 수립해 범죄인이 어느 곳으로 도주하더라도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자국으로 도망간 외국인을 현지에서 처벌받도록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8년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건’ 범인으로 지목됐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받지 않고 본국으로 추방됐던 스리랑카인을 현지 검찰이 기소한 사례가 있다. 스리랑카법상 성폭행 공소시효가 우리나라보다 긴 20년이라는 점을 이용해 법무부가 현지 검찰에 기소 요청을 한 것이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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