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싱가포르 '의약품 허가 상호인정'…글로벌화 속도"
식약처, 싱가포르 보건과학청과 MRA 협약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각 국가가 의약품 허가 상호인정 제도를 통해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이슈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영국 식약청(MHRA)은 최근 국제인정절차(IRP)를 통해 첫 번째 의약품을 허가했다.
영국 MHRA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제약사 암젠의 골암치료제인 ‘엑스게바’(성분명 데노수맙)를 국제인정절차(International Recognition Procedure, IRP)를 통해 제출한 첫 번째 의약품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IRP는 타 국가의 신뢰할 수 있는 규제기관이 승인한 신약에 대한 승인을 간소화 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1월 2일 시작됐다. 신뢰할 수 있는 규제기관으로 간주되는 국가는 호주, 캐나다, 유럽연합, 일본, 스위스, 싱가포르, 미국 등 7개국이 포함됐다.
IRP 신청 대상은 신뢰할 수 있는 규제기관에서 이미 허가받은 의약품으로, 유럽의약품청(EMA) 인체용의약품위원회(CHMP)는 엑스게바를 검토한 후 올해 1월25일 긍정적인 의견을 발표했다. 영국 MHRA는 이 평가를 자체 검토 일부로 간주해 신속한 승인 절차를 통해 엑스게바 시판을 승인했다.
또 영국은 호주, 캐나다와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단일검사 프로그램의 시범 운영을 개시했다.
지난달 20일 영국 MHRA와 호주 연방치료제품청(TGA),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 3국의 규제기관은 제조업체의 GMP 검사에 대한 상호 인정 프로그램인 ‘GMP Single Inspection
Program‘을 시험 운영키로 했다.
3개국은 동일한 현장에 대한 여러 기관의 검사의 필요성을 줄이는데 합의했으며, 이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검사 의존 프로세스, 업계에 대한 규제 부담 감소, 공통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규제 감독 협력 강화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MP 단일검사 프로그램은 현재 해외 제조시설을 식별하는 예비단계에 있다. 기업들은 자사 해외 제조 현장의 GMP 검사를 신청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주도로 진행 중인 신약 허가 프로젝트도 있다.
미국 FDA는 호주, 캐나다와 이를 처음 시작했으나, 영국, 싱가포르, 스위스, 브라질, 이스라엘 등 현재 총 8개국의 규제기관 참여 하에 회원국 간 혁신적인 암 치료제에 대한 신속한 검토 및 승인을 위해 임상시험 데이터를 동시에 검토하는 ’프로젝트 오르비스‘(Project Orbis)가 2019년 5월부터 추진되고 있다.
영국 MHRA는 2020년 12월부터 프로젝트 오르비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2021년 5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타그리소’를 처음 허가한 이후 2024년 1월 12일 현재까지 18개 의약품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FDA는 지난해 11월 기준 13개 의약품을 허가했다.
한국, 싱가포르와 MRA 협약…영국·호주와는 상호협력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싱가포르에 의약품을 수출할 때 식약처가 발급한 GMP 적합판정서를 그대로 인정받아 허가 기간이 단축되고 그에 따른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얻게 됐다.
또 영국 MHRA와 호주 TGA와는 의약품 분야 규제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키로 했으며,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과는 국장급회의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소통키로 했다. 스웨덴 의약청(MPA)과는 임상시험, 의약품 공급망 등 신규 협력 분야를 모색하기 위해 대면·비대면 회의 등을 활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국가에서 허가한 의약품을 우리 국가에서 그대로 허가한다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이 같은 허가 상호인정 제도는 각 국가의 의약품 규제 능력이 그만큼 향상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식약처도 싱가포르와 물꼬를 튼 만큼 나아가 다른 여러 국가 규제기관과도 협력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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