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함만 감도는 '돌핀' [무비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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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함만이 흐른다.
힘찬 응원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돌핀'이다.
3년 만에 개봉한 '돌핀'은 30대 여성의 성장기를 그렸다.
'지금 당신에게 하이파이브!'라는 활기찬 응원을 기대한다면 아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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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잔잔함만이 흐른다. 힘찬 응원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돌핀'이다.
13일 개봉된 영화 '돌핀'(감독 배두리·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는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지역신문 기자 나영(권유리)이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을 통해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나영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어린 시절부터 바다 마을 서천에서 살아온 나영은 집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다. 기회가 있음에도 지역신문 기자를 고집하며 마을을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재혼을 앞둔 어머니 정옥(길해연)이 서울로 이사를 제안한다. 남동생 성운(현우석)도 서울로 떠나고 싶어 하지만, 나영은 이러한 변화가 못마땅할 뿐이다.
나영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어머니와 남동생과 갈등을 빚고, 하나밖에 없는 동료 직원마저 근무지를 옮기자 심란해진다.
그런 나영이 기댈 곳은 볼링장. 사장 미숙(박미현)을 인터뷰하러 왔다 우연히 쳐본 볼링은 걱정거리를 잠시 잊게 한다. 여기에 공이 튀어올라 핀을 맞추는 행운 '돌핀'까지 경험하며 점차 볼링에 빠지게 된다.
나영은 볼링으로 마음을 다스리지만, 여전히 막무가내인 정옥과 갈등은 계속된다. 나영이 마음을 열고 변화와 새로움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3년 만에 개봉한 '돌핀'은 30대 여성의 성장기를 그렸다. 삶의 변화와 도전을 마주한 주인공 나영이 서툴지만 점차 성장해 나가는 전개로 흐른다.
나영에게 찾아온 변화는 집, 사람과의 관계, 취미다. 오래 간직해 온 것에 대한 애착이 있는 나영. 그가 변화를 낯설어하면서도 받아들이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극적인 전개 없이, 재미보다 잔잔하게 일상을 쫓아간다.
정적인 구도가 깨지는 순간은, 나영이 볼링을 칠 때다. 핀이 쓰러지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릴 때 비로소 활기를 찾는다.
권유리의 '덜어낸' 연기는 나영을 온전히 그려낸다. 나무 같은 우직함은 '보쌈 운명을 훔치다' '굿잡'에서 보여줬던 활기찬 모습과 정반대다. 최대한 비워내고 차분해진 연기톤은 낯설지만, 배우로서의 성장폭을 가늠케 한다.
이밖에도 배우 길해연과의 모녀 호흡, 현우석과의 남매 케미스트리, 심희섭과의 미묘한 '썸'도 극을 채운다.
다만, 성장 스토리에서 기대할 수 있는 힘찬 에너지를 뿜어내진 않는다. 전반적으로 잔잔한 분위기 속 새로움을 거부하는 나영의 모습이 다소 긴 부분을 차지해 지루하게 느껴진다.
또한 곳곳에 등장하는 이방인에 대한 선입견, 성운의 일탈, 나영의 심경 변화 등도 갑작스러워 인물의 성장이 명쾌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지금 당신에게 하이파이브!'라는 활기찬 응원을 기대한다면 아쉽겠다.
◆ 기자 한줄평 : 권유리의 낯선 얼굴, 그리고 힘 빠지는 응원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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