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특검 “기억력 나쁜 노인 바이든, 내 정확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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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그를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묘사해 파문을 일으킨 로버트 허 전 특별검사가 하원 법사위에 출석해 자신은 "정확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81살인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에 대한 허 전 특검의 평가에는 만족하는 공화당 쪽은 왜 같은 기밀 유출 사건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만 기소됐냐고 따졌다.
하지만 허 전 특검은 "난 그런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단지 바이든 불기소 이유를 설명하려고 기억력 문제를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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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그를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묘사해 파문을 일으킨 로버트 허 전 특별검사가 하원 법사위에 출석해 자신은 “정확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쓸데없는 표현을 썼다고,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하고 현직은 왜 봐줬냐고 비판하는 등 양쪽에서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허 전 특검 청문회는 불기소 보고서 공개로 재미를 본 공화당이 주도해 12일 열렸다. 논란의 핵심은 바이든 대통령을 기소해도 배심원단이 “동정심 많고 선의를 지닌 기억력 나쁜 노인”인 그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내용이었다.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장남 보의 사망 연도를 기억하지 못했다는 등의 예를 들면서 그의 기억력에 “심각한 한계”가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보고서 공개 당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 기억력은 괜찮다”, “어찌 감히 그렇게 말하냐”며 분기탱천한 모습을 보였다.
허 전 특검은 청문회에서 “대통령의 기억력에 대해 보고서에 쓴 내 판단은 불가피하고, 정확하고, 공정한 것이었다”며 “난 대통령을 불공정하게 폄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신문 때 부통령직에서 물러나며 반출한 기밀 서류에 관해 서면 진술서에 적은 내용 등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또 청문회 머리발언에서는 미군 병사들에게 음식을 얻어먹은 아버지와 월남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로서 미국에 감사한 마음으로 직무를 수행해왔다면서 “무슨 역할을 맡았든, 어느 행정부에서든 난 똑같은 기준과 불편부당함을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방대법관 재판연구원 등을 거쳐 검사가 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메릴랜드주 연방지검장을 지냈다.
행크 존슨 민주당 의원은 허 전 특검이 “대통령이 노망들었기 때문에 직무에 부적합하다는 공화당의 이야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또 허 전 특검은 공화당원이라면서 “트럼프가 재선되면 연방 판사나 법무부 자리를 얻으려고 뭐든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81살인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에 대한 허 전 특검의 평가에는 만족하는 공화당 쪽은 왜 같은 기밀 유출 사건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만 기소됐냐고 따졌다. 톰 티파니 의원은 이중잣대를 적용한 허 전 특검은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워싱턴 엘리트들을 지키는 “근위대의 일원”이라고 표현했다.
허 전 특검은 민주당 쪽 공격에는 “내 결정에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자리를 얻으려고 정파적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민주당은 당신이 바이든 대통령이 완전히 무죄라고 판단했다고 한다”는 공화당 의원의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범법 행위를 안 했다고 단정한 게 아니라 다른 사정들을 감안해 불기소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화당 쪽은 “보고서 내용을 볼 때 당신은 대통령이 노망이 났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등의 질문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81살)를 문제 삼는 발언을 이끌어내려고 애썼다. 하지만 허 전 특검은 “난 그런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단지 바이든 불기소 이유를 설명하려고 기억력 문제를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특검 신문 조서 내용도 공개됐다. 이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조사를 받던 중 먼저 장남의 사망을 언급하며 “보가 몇 월에 죽었지?”라고 말한 뒤 “그래, 5월30일이지”라고 자답했다. 하지만 아들이 사망한 해는 기억하지 못해 배석한 백악관 소속 변호사가 2015년이라고 일러줬다. 또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부통령을 한 그는 “2009년에 내가 아직 부통령이었나?”라며 재직 연도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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