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야 내게 맡겨달라냥”…미 도서관에 ‘고양이 자랑’ 열린 사연

김지숙 기자 2024. 3. 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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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사진을 가져오면 연체료를 면제해 드립니다."

미국의 한 도서관이 책이나 물품을 분실·훼손한 이용자들에게 고양이 사진이나 그림을 제출하면 도서관 이용카드를 되살려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용자들이 '드디어 고양이들이 '집사'(고양이 반려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며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며칠 만에 수백 권의 책을 반납한 사실과 도서관 한 쪽에 마련된 게시판이 이들이 제출한 고양이 사진으로 가득 찬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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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미국 우스터 공립 도서관 ‘3월의 고양이’ 행사
“코로나로 멀어졌던 시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공립도서관이 3월 한 달간 고양이 사진을 제출하면 연체료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한 이용자가 ‘한국에 있을 때 입양했다’고 밝힌 고양이들. 통해 도서관 페이스북 갈무리

“고양이 사진을 가져오면 연체료를 면제해 드립니다.”

미국의 한 도서관이 책이나 물품을 분실·훼손한 이용자들에게 고양이 사진이나 그림을 제출하면 도서관 이용카드를 되살려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시의 우스터 공립도서관이 3월 한 달 동안 ‘고양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도서관 방문을 중단했던 이용자들을 다시 모으고 있다고 4일(현지시각)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용자들이 ‘드디어 고양이들이 ‘집사’(고양이 반려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며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며칠 만에 수백 권의 책을 반납한 사실과 도서관 한 쪽에 마련된 게시판이 이들이 제출한 고양이 사진으로 가득 찬 상황을 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공립도서관이 3월 한 달간 고양이 사진을 제출하면 연체료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 페이스북 갈무리

도서관이 해당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이용자들이 주거지를 옮기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으면서 빌렸던 책을 분실 또는 파손한 탓에 도서관에 다시 찾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도서관 쪽은 이날까지 약 400명의 이용자가 고양이 사진이나 그림을 제출한 뒤 정지됐던 도서관 계정을 갱신했고, 대출할 수 있는 권한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공립도서관이 3월 한 달간 고양이 사진을 제출하면 연체료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 페이스북 갈무리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공립도서관이 3월 한 달간 고양이 사진을 제출하면 연체료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 페이스북 갈무리

제이슨 호머 우스터 공립도서관장은 “우리 도서관은 늘 이용 장벽을 낮추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왔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들이 책을 잃어버렸다는 걸 알게 됐다”며 “과거에도 연체료 면제 프로그램을 시행한 적은 있지만, 좀 더 창의적이고 새로운 접근을 하고 싶었다”고 지역 언론에 밝혔다. 이 지역에서 모두 7개의 지점을 운영 중인 우스터 공립도서관은 지점 어디서든 단 1장의 고양이 그림이나 사진, 고양이가 담긴 잡지 스크랩 등을 제출하면 이용카드를 재활성화해주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공립도서관이 3월 한 달간 고양이 사진을 제출하면 연체료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 페이스북 갈무리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공립도서관이 3월 한 달간 고양이 사진을 제출하면 책 연체료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우스터 공립도서관 제공

집에 고양이가 없는 이용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호머 관장은 “책을 반납하지 못한 7살짜리 이용자는 크레용으로 직접 그린 고양이 그림을 제출한 뒤 도서관 카드를 재활성화했다“며 일단은 직접 도서관을 찾아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도서관은 고양이 장난감 만들기, 고양이 행동학 강의, 보호소 고양이 만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덕분에 도서관 한 쪽에 마련된 게시판과 도서관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직접 도서관에 제출한 고양이 사진 등으로 뒤덮였다. 특히 페이스북 게시물 댓글창에서는 우스터시 거주자뿐 아니라 미국 전역의 시민들이 ‘내 새끼 자랑’에 나섰는데, 한 이용자는 “쌍둥이 새끼 고양이는 내가 한국에 살 때 입양했다”면서 ‘치즈냥이 자매’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 공립도서관 전경. 우스터 공립도서관 제공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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