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의대 증원 지금 안하면 현 정부도 국민 지탄 받아야"
"의대정원 28회 논의, 의협은 끝까지 '0명'…1년 미루면 하느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위해 의료계와 수십 차례 만났음에도 의사협회의 비협조로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의과대학 교수들이 증원을 1년 유예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한 총리는 12일 오후 세종 총리 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만찬간담회에서 '의대 교수들의 의대 정원 조정 등을 위한 협의체 구성 및 증원 1년 유예에 대한 평가' 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답했다.
한 총리는 "우리나라 의료개혁을 통한 의료의 정상화는 정말 급한 일"이라며 "과거 수가구조가 잘못된 상태로 수십 년을 왔고, 최근 7~8년 정도 우리가 겨우 (의사를) 3058명 육성해 배출하는데 그 중 600~700명은 전부 비보험, 필수의료가 아닌 쪽으로 빠지고 전문의도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 차원에서 보면 3058명이 아닌 600~700명이 빠지다 보니 여러 가지가 안 고쳐진 것"이라며 "그걸 빨리 해결하려고 하지 않은 정부도 잘못한 거고 우리가 지금 안 한다고 하면 지금 정부도 두고두고 국민들에게 지탄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의료개혁을 위해 의료계와 130번, 의대 정원만을 이야기하기 위해 28번을 만났다"며 "의협에서 따로 논의하는 채널이 있어야 되겠다고 해서 28번을 만났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한 명도 증원이 필요 없다는 게 의협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2035년이 되면 의사 수가 1만명에서 1만 5000명 정도 부족할 것 같다고 해서 3000명을 증원할지, 2000명을 증원할지 고민했고 1월 15일 의협에 마지막 공문을 보냈지만 답신이 없었다"며 "정부로서는 헌법에 따라 안 하면 국가의 직무유기이기 때문에 자연히 2000명 증원하기로 하고 국민들을 최대한 설득하자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그런데 지금 와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다 때려치우고 새로 만들어서 차근차근 협의하자는 건데 1년 또 늘리면 증원 하게 되나"라며 "늦어지는 것이 얼마나 무섭냐면, 2000년 DJ정부에서 의약분업을 했는데 의료계가 그때도 다 파업을 했고 정부는 3058명으로 정원을 351명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2006년 351명을 줄인 숫자가 올해까지 6000명, 2035년이 되면 1만명 내지 1만 5000명이 되는 것"이라며 "2006년에 선물 주듯이 줘버린 351명이란 숫자가 2035년에 1만명 의료 인력 부족을 가져온 것이고 이건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2000명을 늘리기 위해 소위 4대 개혁 과제라는 것을 작년 한 해 동안 만든 것"이라며 "첫째는 수가를 10조 플러스알파를 가지고 향후 5년간 조정하자고 했더니 반대하는 쪽에선 누가 믿냐고 해서 '그럼 15조면 되느냐, 20조면 되느냐' 하면서 대화를 하고 싶은데 응하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대화를 하지 말자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치"라고 밝혔다.
또한 의대 정원 증원으로 제대로 된 교육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 총리는 "의대당 1개 평균 정원이 77명인데 미국은 146명으로 아직 공간이 있다는 거고, 교수 1명당 학생정원도 법적으로는 8명 교육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우리 의대 평균은 1.6명, 울산의대 0.4명, 성균관의대 0.5명"이라며 "국가의 GDP는 건강보험이 도입된 1977년부터 116배 늘었는데 국민 의료비는 511배, 의사 수는 7배 늘고 전체 대학정원은 7.5배 늘었지만 의대는 2.2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정원 대비 의대 정원 비중은 2.4%에서 0.7%로 줄었다"며 "충분히 좋은 인력을 교육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정부가 나서서 투자도 더 할 거기 때문에 선생님들도 너무 안 된다고만 이야기하지 말고 과학과 진실에 기초를 둬서 판단하자"고 밝혔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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