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거전’ 김준배 “귀주대첩 7일 찍어”‥연출자 갈등설엔 “그럴 인격 아니다”(종합)[EN:인터뷰]
[뉴스엔 배효주 기자]
'고려거란전쟁'에서 거란 장수 소배압 역을 맡아 인상 깊은 활약을 보였던 김준배가 드라마를 둘러싼 이슈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또한, "'고려거란전쟁'은 나를 알에서 깨어나게 해준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3월 10일 종영한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 서용수/ 제작 몬스터유니온, 비브스튜디오스)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중 전장과 상대를 꿰뚫고 있는 거란군 지휘관 소배압 역을 맡은 김준배는 '거란군과 이보다 완벽한 싱크로율은 없다'는 평을 받을 만큼 열연을 보여주었다.
종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준배는 당초 거란군 아닌, 고려군으로 출연하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뒷이야기를 밝혔다.
"전우성 감독이 '고려거란전쟁' 기획 단계에서부터 저와 함께 해보자고 했다"고 말문을 연 그는 "처음에는 '오랑캐 안 시키겠다, 반드시 고려 장수 시켜줄 것'이라 했었다. 그러다 전화가 와서 '죄송한데, 오랑캐 역할을 해주셔야겠다'고 해서 당황했지만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소배압은 우리가 아는 오랑캐가 아니었다. 현명하고 노련한 정치가이자 백성들을 덕망있게 다스리는 인물이었다. 역대 내가 맡은 역할 중 가장 고위직인데다 공적으로 힘을 행사하는 역할이라 좋았다. 게다가 소배압이 마지막 전투인 귀주대첩에서 강감찬과 싸운다고 하길래, 너무 좋은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려거란전쟁'과 함께 무더운 여름, 추운 겨울을 보낸 김준배. 그는 "거란군 갑옷이 20kg이나 나간다. 한여름에는 쉬고 있어도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힘들었다. 기운이 달리는 느낌에 담배까지 끊었다. 지금 금연한 지 네 달 째"라며 "수염 붙이고, 가발 쓰고, 갑옷까지 입고 있으니 피부가 숨을 못 쉬는 느낌이었다. 화장실도 못 가고 식사도 김밥으로 때웠다"며 촬영 당시의 어려움을 귀띔했다.
매 촬영 마다 "한 시간 반 씩 들여서 수염, 가발 분장을 했다"고 말한 그는 "접착제로 붙인 수염과 머리카락은 석유 같은 걸로 지우는데, 다 지워지는데만 며칠 씩 걸린다"며 "정통 사극은 '고려거란전쟁'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힘들다 싶었다. 오죽하면 현대극 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하지만 또 사극 제안이 들어오면 언제든 출연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고려거란전쟁'의 마지막 회에서는 강감찬의 20만 고려군과 소배압이 이끄는 거란 최정예 부대의 최후의 전투가 펼쳐졌다. 거란의 맹렬한 공격에 고려는 검차진, 중갑 기병, 단병접전, 모루와 도끼 등 모든 전력을 다해 맞서 싸웠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돌연 쏟아지는 비로 흐지부지 끝나는 귀주대첩 신을 두고 '우천 취소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와 같은 반응에 대해 김준배는 "비가 오고 후다닥 끝난 감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라고 웃으며 "아마 제작비가 워낙 많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란군 소품은 다 몽골에서 가져온 것"이라며 "칼 한 자루에 30만 원 씩 한다더라"고도 귀띔했다.
이어 "귀주대첩 신은 7일 정도 찍었다. 아마 영화였으면 그것만 한 달 찍었을 것이다. 저 역시 생각보다는 짧아 아쉽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더 오래 찍었으면 큰일 났을지도 모른다. 40도가 넘는 한여름에 귀주대첩 신을 찍었는데, 그늘 한 점 없는 곳에서 크로마키 배경만 깔고 촬영했다. 1시간 찍고 무조건 10분 휴식 시간을 가졌는데, 사람은 그렇다치고 말이 너무 힘들어 탈진에 이를 지경이었다. 저 역시 갑옷을 입고 있으니 숨이 잘 안 쉬어졌다. 그런 것들까지 다 배려하다 보니, 이런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는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귀주대첩 전투신이 다소 허무하게 끝난 배경에는 총 연출자인 전우성 감독과 전쟁신 연출을 맡은 김한솔 감독 간의 이견이 있었다는 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KBS는 "전우성 감독은 김한솔 감독이 도맡은 흥화진 전투와 귀주대첩 장면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며 "귀주대첩 장면을 전우성 감독이 편집을 진행, 기존 촬영분 대부분을 뺐다는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해 김준배는 "감독님은 그럴 인격의 소유자가 아니다"면서 "저 개인으로는 귀주대첩 신을 가슴 벅차게 봤다. 많은 분들이 기대도 커서 실망도 하시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저희 예산도 생각하셔야 한다. 회당 8억 원의 제작비가 많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매 회 보조 출연자까지 출연 배우가 몇 백 명에다 말도 동원되고, CG도 넣어야 한다"며 "물론 더 디테일하고 실감나게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고려검차 하나만 해도 2천만 원이라고 하니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각했던 쾌감을 선사해드릴 수 없었던 것은 죄송한 일"이라면서도 "오히려 배우들은 손해를 감수하며 출연한 것으로 안다. 고려 역사를 재연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찍은 작품"이라고 전했다.
방송 초반 높은 완성도로 화제성을 불러 일으켰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원작 소설로 알려진 '고려거란전기'와는 다소 다른 내용이 전개돼 '고려거란전기'를 쓴 길승수 작가가 공식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일도 있었다.
"당시 현장 분위기가 어땠나"는 질문에 김준배는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며 "저는 이런 저런 생각 않고, 그저 주어진대로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사는 미지의 영역이다. 사료가 많이 남아 있었으면 그걸 길잡이로 해서 나아갈 텐데.."라면서 "'고려거란전쟁' 이후 또 고려를 다룬 작품이 나오면, 이와는 다른 길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한편, 자신에게 있어 '고려거란전쟁'은 "알을 깨는 작품"이라고 표현한 김준배는 "디즈니+ '카지노'부터 그런 시도가 있었지만, 진정으로 알을 깨고 나온 것은 '고려거란전쟁'부터"라며 "그간 깡패 같은, 사적인 이익을 위해 자신의 힘을 행사하는 역할을 주로 했는데, '고려거란전쟁'을 통해 장군도 연기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게 됐다. 이제 동네 아저씨나 학교 선생님 연기도 가능할 거 같다. 이번 기회로 중년 여성 팬들도 많이 생겼는데, 더 나아가 멜로 연기도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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