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려거란전쟁’ 김준배 “첫 정통 사극, 잠도 못 잘 정도로 부담”
“귀주대첩 촬영 전쟁 같았지만 뿌듯”
KBS2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역사 왜곡 등의 논란 속에도 최고 시청률 1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 10일 종영했다.
12일 만난 김준배는 종영 소감을 묻자 “아쉽고 아련하기도 하고, 다 끝냈다는 것에 홀가분하고 뿌듯하다. 시원하기도 하고, 어려운 걸 잘 해냈다는 마음도 있다”면서 “처음에 ‘고려거란전쟁’을 할 때 설렘이 있었다. 기존에 해온 역할이 아니었다. 그동안 사적 이익을 위해 힘썼다면 이번엔 공적 이익을 위해 애쓴다. 우리나라엔 악역이지만 거란족에겐 영웅이지 않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앞서 그는 거란족 분장을 한 채 야율융서 역의 김혁과 함께 지난해 연말 KBS 연기대상에 시상자로 참여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김준배는 “시상식 때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현장과 시청자 반응도 좋아서 감사했다. 그때 드라마가 결방해서 야율융서와 서비스 차원으로 분장까지 하고 갔다. ‘고려거란전쟁’ 팀에도 말을 안 하고 몰래 갔다. 그때 최수종 선배가 시상식장 뒤에서 김혁을 우연히 본 것 같은데 못 본 척해준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촬영 당시 인기를 실감하지는 못했다는 그는 “제가 촌에서 쉬다가 지방 촬영을 다녀서 잘 몰랐다. 가끔 마트 갔을 때 장 보는 분들이 장군님이라고 하길래 우리 드라마를 보고 있구나 싶었다. 가족들이나 주변에서 이야기할 때 뿌듯했다. 아내가 고생했다고 멋지다고 해줘서 힘이 됐다.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니까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사도 많고, 톤도 다른 드라마와 다르다. 실존 인물이라 더 조심스럽기도 했다. 제가 방심하면 캐릭터가 붕괴되거나 카리스마가 없어질 수 있으니까 잠이 안 오더라. 몽골 말도 배웠는데 쉽지 않았다. 외국어에 감정을 실어야 하니까. 한밤중에도 혼자서 대사를 다시 맞춰보고 촬영 때는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잘하는 선배들도 촬영 전날 잠을 못 잔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연기란 게 정답이 없으니까 이게 맞는 건지 계속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역사를 좋아하는 편인데, 고려 역사는 문외한이었다. 양규 장군도 잘 몰랐다. ‘벌거벗은 세계사’ 등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알게 됐고 다시 한번 그분들을 생각하게 됐다. 의상과 분장의 도움도 받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머리와 수염 분장을 했는데, 촬영 들어가기 전 한시간 반씩 분장을 하고 지울 때는 석유로 지웠다. 냄새가 잘 안가셔서 고생했지만, 내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귀주대첩 장면은 지난해 여름 어려운 여건 속에 촬영했기에 더욱 뿌듯함으로 남았다.
그는 “정말 힘들었다. 수염 가발 분장에 갑옷 무게만 20kg이었다. 더워서 숨이 잘 안 쉬어지더라. 액션을 해야 하는데 뙤약볕에서 촬영하니까 모두가 힘들었다. 촬영 자체가 전쟁이었다. 정말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김한솔 PD님이 선택과 집중을 잘했고, 덕분에 서로 다치지 않고 잘 촬영했다. 촬영할 때는 너무 괴로워하면서 찍었는데, 방송을 보니 너무 좋아서 뿌듯했다”고 고백했다.
촬영 중간 일어난 역사 왜곡 논란 등에 대해서는 “촬영에 집중하고 있어서 잘 몰랐다. 제작진은 힘들었을 텐데 배우들에게 따로 이야기하거나 티를 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저희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준배는 ‘고려거란전쟁’을 함께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과 감사도 잊지 않았다.
거란 팀 김혁에 대해서는 “김혁과 호흡은 좋았다. 촬영 전에 서로 대본도 맞춰보고 같이 공부하듯 준비했다. 거란팀의 호흡은 정말 좋았다. 고려팀에 비해 인원수가 적어 가끔 외롭기도 했지만, 그래서 거란팀끼리 똘똘 뭉쳤고 우리만의 끈끈함이 있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현종 역의 김동준에 대해서는 “살갑고 막내 같다. 예의도 바르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 먼저 인사하러 온다. 사슴같이 맑은 눈으로 연기도 진정성을 담아서 하니까 제가 오히려 배웠다. 자기를 던지며 현신해서 연기하는 모습이 용감했다”고 칭찬했다.
특히 최수종과 함께한 신을 언급하면서 “소배압과 강감찬이 압록강에서 서로 마주 보면서 노익장끼리 속내를 숨기고 대사를 주고받는 신이 있다. 선배님과 촬영하는 신이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촬영할 때도 재미있었고 방송으로 다시 봐도 재미있더라”며 만족스러워했다.
1년 동안 ‘고려거란전쟁’과 함께하며 첫 정통 사극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올해도 ‘열일’을 소망했다.
“배우들은 선택 받는 직업이다. 상위 1%가 선택한다. 보통은 선택을 받고 주어진 배역을 열심히 소화하는 거다. 그동안 악역 이미지가 강한 것 같아 예능도 나가고 했는데, ‘고려거란 전쟁’을 통해 알을 깰 수 있었다. 지금까지 해온 역할과 또 달랐고 다른 세상을 펼쳐 준 작품이다. 사랑을 주신 시청자에 감사하다. 악역도 좋고 중년의 멜로도 해보고 싶다. ‘고려거란전쟁’을 보셨다면 많이들 연락달라(웃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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