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실패→독립리그→최강야구→한화 '인간 드라마', 4G 연속 완벽 수비 "내가 정말로 프로 선수가 됐구나" [MD대전]

대전=심혜진 기자 2024. 3. 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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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황영묵./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황영묵(25)이 시범경기 3경기 연속 인상적인 수비를 펼치며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황영묵은 지난 9일과 10일 삼성 라이온즈전, 11일 KIA 타이거즈전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9일 경기를 보자. 7회초 무사 1, 2루 위기서 김현준이 친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로 향했다. 2루수로 교체 출전한 황영묵이 뛰어갔다. 자신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어려운 타구를 글러브로 받아냈다. 타구 지점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만원 관중이 모두 환호성을 보냈다.

10일 경기서는 3루수로 교체 투입됐다. 이번에도 7회였다. 1사 2루에서 김헌곤이 김기중을 상대로 잘 받아쳤다. 3-유간을 가르는 듯 했지만 황영묵이 가로 막았다. 정확하게 바운드를 맞춰 잡아낸 뒤 1루로 뿌렸다.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수비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11일 경기서도 황영묵의 좋은 수비가 나왔다. 황영묵은 6회 문현빈 자리인 2루로 투입됐다.

그리고 7회 2사 3루에서 최형우의 타구를 잘 캐치했다. 황영묵 정면으로 오던 타구는 바로 앞에서 옆으로 튀었지만 반사 신경으로 잡은 뒤 잘 처리했다.

황영묵은 "내가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려면 일단 공격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후반에 나가는 만큼 수비에 더 신중을 기해서 준비하고 있다. 운 좋게 제가 보여줄 수 있는 타구들이 왔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12일 경기서는 마침내 시범경기 첫 안타를 뽑아냈다. 7회말 임기영을 상대로 초구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당연히 수비도 좋았다. 이날은 3루수로 교체 투입됐는데 8회초 황대인의 빠른 내야 땅볼을 잡아 정확하게 송구했다. 이대형 해설위원은 "안정적인 포구 동작에 이어 송구 동작까지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황영묵./한화 이글스

2018년 충훈고를 졸업한 황영묵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후 중앙대로 진학했지만 1학년 때 중퇴한 황영묵은 독립구단 성남 블루팬더스에 입단했다. 이후 현역 복무를 마친 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을 거쳐 연천 미라클에서 뛰었다. 세 번의 독립리그를 거치며 성장했다.

그리고 KBS 청춘야구단, JTBC 최강 야구에 출연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결과 프로 구단들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1순위로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6년이나 미뤄졌던 프로 입단의 꿈이 마침내 이뤄진 순간이다.

이후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도 잘 마치고 돌아왔다. 이제는 시범경기다. 선발 출장은 어렵지만 교체 투입돼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알리고 있다.

황영묵은 "프로가 됐다는 실감은 한화에 입단해서부터 스프링캠프를 거쳐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이제 상대편이 프로 유니폼을 같이 입고 하는 것을 보니 정말로 내가 프로야구 선수가 됐고, 프로야구 시합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격스러움을 전했다.

최강야구에서 겪었던 경험은 프로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만원 관중에서의 긴장감이다.

황영묵은 "기술적인 부분들에 대해 배운점도 분명 많았지만 멘탈적인 부분, 시합을 준비하는 부분들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만원 관중은 아마추어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하는 것들이다. 최강야구에서 경험해봐서 그런지 크게 긴장이 되지는 않더라. 그래서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과 함께 프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점도 너무나 좋다.

황영묵은 "베이징 올림픽 때 내가 야구를 시작했다. 그때 류현진 선배님이 활약을 하셨지 않나. 이렇게 같이 할 수 있게 되서 너무나 영광이다"면서 "아직 말을 붙이진 못하지만 최대한 옆에서 한 마디 한 마디 하시는 걸 들으려고 가까이 가고 있다. 최대한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려는 게 느껴진다"고 눈을 반짝였다.

황영묵의 장점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범경기에서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수비에서의 탄탄함을 무기로 개막 엔트리에 들고자 한다.

황영묵은 "내가 (경기에) 나갔을 때 '저 자리는 무조건 아웃을 만든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감독님, 코칭스태프도 그렇고 팬들에게도 그런 인상을 심어드리고 싶다"며 "타석에 들어서면 좋은 타구를 만들어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화 이글스 황영묵./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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