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이 대학을 위기로"…비례신청했던 홍원화 거센 사퇴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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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최근 여권의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했다가 비판이 제기되자 철회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임기 만료(10월 20일) 7개월여를 남겨두고 대학 안팎에서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경북대를 졸업한 시민 A(52)씨는 "거점 국립대의 선장 역할을 해야 할 총장의 가벼운 처신이 지역 대표 대학을 위기로 몰아간다"며 "갈팡질팡하는 대학이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홍 총장 사퇴여부 등 거취를 밝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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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최근 여권의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했다가 비판이 제기되자 철회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임기 만료(10월 20일) 7개월여를 남겨두고 대학 안팎에서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총장 1인의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 지역 대학을 대표하는 경북대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대학 등에 따르면 홍 총장은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과 관련해 정원을 현재(110명)의 2배가 넘는 250명으로 교육부에 신청했다가 의대 교수들의 반발을 샀다.
증원 신청 규모와 관련 홍 총장은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민생토론회'에서 "의대 정원을 250명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해 자신이 정치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증원안을 공개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의대 증원 신청 당시 대부분 대학이 의대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을 우려해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지 않았다.
경북대 의대 교수들은 지난 7일 "총장과 대학본부가 의대의 제안을 존중하지 않고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증원 신청을 했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의대 학생들도 "학생과 교수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정치적인 증원 신청을 한 총장은 학교 구성원들에게 사죄하고 총장직을 내려놓아라"고 요구했다.
비슷한 시점에 홍 총장이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공천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발은 거세졌다.
홍 총장이 비례대표 공천 신청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경북대 교수회는 "더 이상 홍 총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비판하고, 총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전국 국공립대교수노조 경북대지회와 경북대민주화교수협의회, 학생 동아리 등도 연이어 성명을 내고 홍 총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일부 교수들은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홍 총장이 자신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의대 증원 신청을 무리하게 한 것은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며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홍 총장이 글로컬 대학 신청 등 대학의 현안을 무시하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선거에 나서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도 주장했다.
신입생 무전공 선발 확대 방침과 관련해서도 홍 총장은 학교 구성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인문대 교수들은 대학본부가 추진하는 내년 신입생 무전공 선발 확대 방안이 학교의 장기적인 발전을 막고 대학 교육의 본질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총장이 학교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은 일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홍 총장이 금오공대와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당시 학생들은 대학본부 앞 계단에 '과잠'이라 불리는 학과 점퍼를 벗어 두는 시위를 벌이고 통합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과잠 시위'가 시작된 뒤 입장을 내지 않던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통합을 논의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한 적은 없었다"며 통합 추진 중단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도 지난해 5월에는 학칙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2024년 수시모집 요강을 발표해 고등교육법을 위반했다고 이시활 당시 대학평의원회 의장에 의해 국민권익위에 신고되기도 했다.
경북대를 졸업한 시민 A(52)씨는 "거점 국립대의 선장 역할을 해야 할 총장의 가벼운 처신이 지역 대표 대학을 위기로 몰아간다"며 "갈팡질팡하는 대학이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홍 총장 사퇴여부 등 거취를 밝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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