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told] ‘국대만 6명+감독이 홍명보’ 이제 울산은 전북이 두렵지 않다

정지훈 기자 2024. 3. 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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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울산)]


“기울어졌던 운동장이 이제 반대가 됐다.” "이제는 당연하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만년 2인자에 머물렀던 시절에는 전북만 만나면 주눅이 들었던 울산이지만, 이제는 반대의 상황이 됐다.


울산 HD는 12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전북 현대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합계 스코어 2-1로 전북을 꺾으며 4강에 진출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였다. 전반 추가시간 좌측면에서 루빅손이 길게 올려준 볼을 쇄도하던 설영우가 강한 논스톱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결국 이 득점이 결승골이 됐고,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중요한 승리였다. 울산이 이날 전북을 꺾으면서 클럽 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승리와 함께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면서 총 78점이 됐고, 4강에서 1승만 챙기면 전북(80점)을 제치며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울산은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온 전북전 4경기 무패(3승 1무)를 이어가면서 확실하게 라이벌 구도에서 우위를 점했다.



상징적인 승리였다. 경기 후 울산 팬들은 “느껴봐 트라우마”라는 현수막과 함께 특유의 승리 세리머니인 “잘가세요”를 전북 원정 팬들에게 외쳤다. 울산 팬들이 언급한 ‘트라우마’는 울산이 최근 리그 2연패를 하는 동안 중요한 순간마다 전북을 잡으면서 생긴 결과였다.


울산과 전북은 지난 2019년부터 우승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울산이 시즌 초반 좋은 선수단을 구축하며 앞서갔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전북에 무릎을 꿇으면서 3시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1시즌부터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고, 2022시즌과 2023시즌에는 울산이 전북과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집중력과 자세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강한 팀이었고, 한국에서 라이벌 관계였기 때문에 선수들이 받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우리가 몇 년 동안 성장해 왔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경기를 잡아서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소 소감을 전했다.


이어 홍 감독은 “제가 2021년에 들어왔을 때는 전북이 계속 결과를 내고 있었고, 울산은 2인자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있다. 강팀과 경기일수록 편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당시에는 전북을 상대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전북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레크리에이션도 했고,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기울어져있던 운동장이 반대가 됐다고 선수들에게 말하곤 했다.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자신감이 전북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이제 울산은 전북이 두렵지 않다. 과거에는 전북만 만나면 뭔가 주눅이 드는 플레이를 했지만 이제는 자신감을 가지고 전북을 상대하며 결과를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설영우는 “울산에 입단하면서 전북과 라이벌 구도를 겪었는데, 신인 때는 항상 고비를 넘지 못했다. 솔직히 1년차 때는 전북을 만나면 주눅이 들었다. 감독님이 오시면서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한 두 경기를 이기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모든 선수들이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결과가 저희 쪽으로 넘어오는 것 같다. 이제는 당연하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제 국가대표 숫자만 봐도 울산이 우위다. 이번 3월 A매치에서 울산은 조현우, 김영권, 이명재, 설영우, 엄원상, 주민규 6명을 배출하면서 전북보다 앞섰다. 여기에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K리그 최고의 명장 홍명보 감독이 존재감은 울산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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