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건보료 고지서 나옵니다"…피부양자 탈락 28만여명

피부양자 탈락자들 평균 보험료 6만9820원, 한시적 60% 감면 혜택 적용돼

공적연금 2000만원 초과로 직장가입자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가입자 수/사진= 서영석 의원실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탈락된 사람들이 28만16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들의 경제적 부담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보험료를 감면해주고 있다. 지난달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이들의 월 평균 보험료는 6만9820원으로 원래 보험료 13만2460원 대비 평균 6만2640원의 감면 혜택을 받았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9월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을 시행하며 피부양자 소득요건 강화로 공적연금 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해 피부양자에서 탈락한 사람은 지난달까지 28만1630명이다.

공무원연금을 받는 탈락자가 전체의 72.4%인 20만3762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국민연금 수급자 3만3823명(12.0%), 사학연금 수급자 2만2671명(8.0%), 군인연금 수급자 2만61명(7.1%), 별정우체국 연금 수급자 1313명(0.5%) 순이다.

앞서 정부는 2022년 9월 피부양자 '무임승차' 논란이 지속되면서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를 축소했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배우자와 자녀, 부모, 형제자매(30세 미만, 65세 이상) 등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건보료 납부 없이 보험 혜택을 받는데 일부 피부양자는 소득과 재산이 있음에도 건보에 무임승차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초 근로소득과 이자·배당 수입 등을 합친 연간 합산 소득(사적연금 제외)이 연 34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피부양자가 될 수 있었는데 정부는 2022년 9월 이 요건을 연 2000만원 이하로 강화했다. 그러면서 당시 27만3000여명이 피부양자에서 탈락됐는데, 이번에 추가로 피부양자 탈락자가 발생한 것이다.

건보공단은 매년 2월 국민연금 등 각종 공적연금 소득의 변화를 반영해 피부양자를 조정한다. 전년도 공적연금 총액을 따지는데 지난달에는 지난해 연금 총액을 적용해 피부양자를 조정한 것이다.

다만 건보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에 따라 피부양자에서 탈락돼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이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한시적 보험료 감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직장가입자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경우 2023년 11월분부터 2024년 10월분까지의 보험료는 60%, 2024년 11월분부터 2025년 10월분까지의 보험료는 40%, 2025년 11월분부터 2026년 8월분까지의 보험료는 20% 각각 감면된다.

이에 따라 지난달 공적연금 소득에 따라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이들의 보험료는 60% 감면 적용을 받아 원래 월 평균 13만2460원이지만 이보다 6만2640원(47%) 줄어든 월 평균 6만9820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와 관련 서영석 의원은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큰 틀에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의 취지와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에 대한 불신 증대, 경제적 어려움 가중 등 부과체계 개편에 따른 불합리함을 질타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균형 있는 정책이 될 수 있도록 당국의 세심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