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보상선수로 19SV에 우승까지…KIA에서 잃어버린 4년을 보상 받나, ‘이 사람’과의 묘한 인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에서 잃어버린 4년을 보상 받나.
KIA 타이거즈 우완 이형범(30)의 이력은 조금 독특하다. 화순고를 졸업하고 2012년 NC 다이노스의 특별지명으로 입단했다. 2013시즌 이후 경찰 야구단에서 병역을 해결하고 돌아온 뒤에도 반전은 없었다. 그렇게 2018시즌을 마쳤더니 운명이 바뀌었다.
NC가 2018-2019 FA 시장에서 특급포수 양의지를 4년 125억원에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두산에 가게 됐다. 그리고 이형범은 2019시즌 마무리로 변신해 67경기서 6승3패19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생애 최고의 시즌이었다. 두산 이적 후 주무기 투심을 갈고 닦아 위력적인 마무리로 변신했다. 그러나 2020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거의 보여준 게 없었다. 2022시즌 중에는 타구에 손가락을 맞는 불운도 있었다. 잔부상과 부진이 겹쳐 또 다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023-2024 오프시즌. 2차 드래프트로 KIA에 왔다. 나이 서른에 고향팀에 입단했더니 ‘이 사람’과의 묘한 인연이 이어진다. 정재훈 투수코치다. 정재훈 코치는 이형범이 막 뜨던 시점부터 두산의 불펜 코치와 메인 코치로 꾸준히 이형범을 지도했다. 이형범의 투심이 업그레이드되는데 정재훈 코치의 지도력이 한 몫 했다.
이형범으로서도 두산 시절 함께 했던 지도자와 운명처럼 다시 만나니 심리적으로 편안해질 수 있다. 캔버라 캠프에서 봤던 두 사람은 역시 깊은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렇게 이형범은 제2의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그 어느 팀보다 두꺼운 KIA 1군 불펜진을 뚫어내려고 한다. 전상현, 장현식이란 확실한 우완 불펜이 있다. 그러나 유형을 떠나 구위와 컨디션이 좋다면 쓰는 게 맞다. 이형범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서는 한 차례만 등판,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했다.
시범경기서는 괜찮은 행보다.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⅓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는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했다. 3회에 투심만 11개를 던져 1이닝을 막아냈다. 4회 중심타선에 걸리자 슬라이더를 섞었다. 간판타자 노시환과 채은성을 잇따라 삼진 처리한 게 백미였다.
이형범은 이날 투심이 최고 142km에 불과했다. 본래 스피드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 정재훈 코치도 현역 시절 그렇게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마무리투수로 대성공했다. 묘한 공통분모가 있는 두 사람의 목표는 하나다. KIA에서의 성공, 그리고 KIA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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