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명소 vs 흉물’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2곳의 희비
골든테라시티, 5년째 방치…정부, 사업취소 검토
인천공항이 위치한 인천 영종도에 추진 중인 복합리조트 두 곳의 명암이 교차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문을 연 미국의 인스파이어는 영종도를 넘어 국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반면 골든테라시티(옛 미단시티) 복합리조트는 5년째 건설공사가 중단돼 사업 취소 위기에 내몰렸다.
■관광 명소로 부상한 인스파이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서편 제3국제업무지구(IBC-III) 430만㎡에 조성 중인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스파이어)는 2019년 착공해 4년 만인 지난해 11월30일 부분 개장에 이어 지난 5일 전면 개장했다.
미국 기업 모히건이 96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2조원이 들어간 인스파이어는 3개 타워로 구성된 5성급 호텔에 1275개 객실과 1만5000석의 국내 최초 다목적 전문 공연장인 아레나, 한꺼번에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도권 최대의 연회장 등을 갖췄다.
인스파이어는 부분 개장 이후 누적 방문객만 95만명이 넘는다. 테이블게임 146대와 전자게임 381대를 갖추고 지난달 3일 문을 연 외국인 전용 카지노도 지금까지 1만3500명이 찾았다. 호텔 누적 투숙객은 9만8000여명이다.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아레나도 인기다. 멜론뮤직어워드를 시작으로 가수 태민, 동방신기, 악동뮤지션 콘서트 등 6건 9회 공연에 7만2000여명이 즐겼다. 지난 8~9일에는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한 ‘마룬 파이브’ 내한 공연이 펼쳐졌다. 오는 16일은 에픽하이의 ‘20주년 앙코르 콘서트’, 27~31일 최정상 탁구선수들이 출전하는 ‘월드테이블테니스대회’도 열린다.
높이 25m, 길이 150m에 천장과 벽에 설치된 초대형 LED 전광판이 설치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 등에도 방문객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2025년부터 추가 인스파이어는 2025년부터 추가 확장 사업을 벌여 2046년까지 6조원을 들여 동북아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스파이어는 규모가 웅장할 뿐만 아니라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데다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처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흉물이 된 골든테라시티 복합리조트
반면 27층 규모로 24층까지 뼈대만 올라간 채 5년째 건설공사가 중단된 영종도 골든테라시티 복합리조트는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 복합리조트를 추진 중인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푸리그룹의 한국법인 RFKR는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RFKR는 7억 달러를 투자해 골든테라시티 3만8365㎡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포함된 750실의 특급호텔과 공연장, 컨벤션 등의 복합리조트를 지으려 했다. 애초 이 사업은 2014년 문화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사전 적격심사 제도를 도입한 후 1호 사업으로 선정돼 큰 기대를 큰 모았다.
201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공동사업자인 중국계 인도네시아 부동산개발회사 ‘리포’가 사업을 포기했고, 후속 공동사업자인 미국의 카지노 그룹 ‘시저스’도 손을 뗐다. 공동사업자들이 손을 뗀 것은 ‘수익성’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동사업자가 이탈해 자금난을 겪은 RFKR 복합리조트는 공사비 280여억원을 못 줘 2020년 2월부터 건설공사가 멈췄다. 공정률은 24%이다.
RFKR는 그동안 문화부에 사업을 계속하겠다며 4차례에 걸쳐 6년간 사업연기 신청을 했고, 문화부는 그 때마다 ‘외자 유치사업’이라며 허가했다.
지난해에도 RFKR는 복합리조트 인근에 매입한 주택용지를 매각해서라도 공사를 재개하겠다며 연기 신청을 했다. 문화부는 3개월 내 공사를 재개하고, 공동사업자를 모색할 것을 조건부로 오는 17일까지 사업을 1년 연기해 줬다. 그러나 RFKR는 토지매각 비용 395억원을 채무변제에 사용하고 공사 재개도 하지 않고 있다.
문화부 관계자는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RFKR 복합리조트의 사업 연장 신청에 대해 오는 17일까지 심의를 끝낼 것”이라며 “이번에는 지난해 조건부 승인한 것에 대해 RFKR 가 이행하지 않은 사항들까지도 심사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RFKR 관계자는 “인스파이어나 파라다이스시티 등과 달리 골든테라시티 복합리조트는 공동사업자를 찾지 못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이번 정부 심사에서 사업 연장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등 공사 재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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