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선 1억200만원, 해외에선 9500만원…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 35개월來 최고 [투자360]
공급 부족·시장 과열·강한 폐쇄적 시장 상황 등 복합적 요인
“김치 프리미엄 해소 위해 재정거래 일부 허용 필요” vs “과열·외화 유출”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한국에서 비트코인 1개를 사려면 1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지만, 같은 시각 해외에선 9000만원 중반 대면 여전히 비트코인 1개를 살 수 있었다. 같은 시각 국내 시장에서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거래된다는 이유만으로 해외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 때문이다.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김치 프리미엄’도 35개월래(來)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는 모양새다.
13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5분께 비트코인 가격은 1억235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점 글로벌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7만3000달러(약 9570만원)를 기록하며 마찬가지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해당 시점에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 시장에 비해 7% 가까이 높았던 것이다.
글로벌 코인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일간 기준 비트코인에 대한 ‘김치 프리미엄’은 전날 8.10%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2021년 5월 30일(8.72%)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초 2~3%대를 오가던 ‘김치 프리미엄’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과 매매를 승인한 직후인 1월 12일 5.44%까지 치솟았지만, 그레이스케일 등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차익 매물’이 출회된 탓에 비트코인 가격이 횡보하며 다시 1~3% 대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1.12% ‘바닥’을 찍은 후 ‘김치 프리미엄’은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와 함께 치솟기 시작했고, 지난 10일엔 2년 3개월 만에 7%대를 뚫기도 했다.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높은 전기료와 공간적 한계 등의 이유 때문에 채굴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전체 비트코인의 90%가량을 소수의 채굴자가 보유한 가운데, 시장에 풀린 물량 중 소수만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구조적 한계가 ‘김치 프리미엄’을 부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가상자산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업비트는 77억1283만달러(10조1115억원)로 바이낸스, UEEx, 4E에 이어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업비트와 또 다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거래액을 합산치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81%였다. 하지만, 비트코인 만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업비트(6억달러, 30위), 빗썸(1억달러, 84위) 합산 거래액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12%로 급감했다. 그만큼 원화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수요가 폭발적임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경우 분명한 한계를 보인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가리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과열돼 있다고 보는 견해가 다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한국 원화 비트코인 거래량의 비율은 41%로 미국 달러화(40%)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통로가 제한된 점도 ‘김치 프리미엄’을 부르는 또 다른 이유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건당 5000달러 넘게 외국으로 송금할 때 은행에 거래 목적을 밝혀야 하는데, 국내 은행들은 가상자산 매매를 위한 송금인 경우 거래를 거절하고 있다.
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 거래소에 지갑(계좌)을 개설하는 것부터 국내 이전 시 붙는 수수료, 소요 시간 등 절차상의 번거로움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큰 가격 변동성을 활용해 국내 시장에서 사고파는 것이 ‘김치 프리미엄’보다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해외 거래소를 통한 차익 거래에 나설 유인이 떨어진다”고도 평가했다.
이 밖에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외국인의 거래가 금지돼 있고, 기관의 직접투자 역시 제한돼 있는 등 ‘폐쇄성’이 강하다는 점도 ‘김치 프리미엄’이 없어지지 않는 까닭 중 하나다.
비트코인 1억원 시대 개막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김치 프리미엄’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가상자산이 약세를 보였던 지난해엔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지며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낮은 ‘역(逆)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지난 2021년 4~5월엔 20% 내외의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치 프리미엄’을 통한 수익 창출은 국내외에 모두 계좌를 갖고 있는 일부 외국인 등 특정 계층의 몫이란 비판도 나온다. 미 경제 전문매체 CNBC는 “한국의 경우 자본 통제가 엄격해 외국인이 한국에서 많은 돈을 인출하기 어렵다. 그만큼 차익거래를 통해 이익을 챙기긴 어려운 구조”라면서도 파산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전 최고경영자(CEO) 샘 뱅크먼-프리드가 과거 최대 50%에 달했던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해 하루 1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치 프리미엄’을 통한 차익 거래에 나섰다 금융 당국에 적발된 사례도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국내 은행 12곳과 NH선물 등 13개 금융사를 검사한 결과 122억6000만달러 규모의 외화 송금 거래를 통해 외국환거래법 등을 위반한 혐의가 확인됐다. 무역대금 명목으로 가장해 해외 계좌로 외화를 송금해 ‘김치 프리미엄’에 따른 차익을 얻은 것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은행을 거쳐 송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들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장 전문가들은 거래소 등 전문기관을 통해 해외에서 가상자산을 사 오는 ‘재정거래(무위험 차익거래, arbitrage)’를 일부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한 블록체인 학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선 가상자산을 아직 제도권에서 인정하지 않은 상황에 그릇된 신호를 줘 과열 현상을 부추길까 걱정하는 듯 하다”며 “외화 유출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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