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누굴 위한 배상안?"...홍콩 ELS 피해자 입장 들어보니

YTN 2024. 3. 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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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길성주 홍콩ELS피해자모임 위원장

■ 구성 : 최혜정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투자자는 왜 억울할 수밖에 없는가.홍콩ELS 피해자모임의 길성주 위원장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길 위원장님 나와 계시죠?

[길성주]

안녕하세요.

[앵커]

연결 감사합니다. 먼저 질문드리겠습니다. 금융당국이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한 홍콩 ELS 사태에 대한 분쟁조정기준안을 마련했습니다. 피해자분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먼저 이번 배상안과 관련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들어볼게요.

[길성주]

면밀히 살펴봤는데 결론만 말씀드리면 은행이죠. 이건 전적으로 판매사의 입장에서 고려된 거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고요. 겉보기에는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덜해 주기 위해서, 아니면 전체적으로 피해자를 살펴주기 위해서 만든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산될 부분은 굉장히 힘들게 만들어져 있고 차감되는 부분은 굉장히 많이 쉽게 내려가게끔 만들어져 있어서 피해자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은행사의 입장에서만 유리하게끔 만들어진 배상안이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금감원이 피해자보다는 판매사에게 좀 더 비중을 실었다는 말씀이신데요. 판매 과정에 불완전성이 있는 정황이 있다. 이 점을 금감원이 인정은 했습니다. 그러면 이 자체만으로는 일단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길성주]

금감원에서 발표한 불완전판매요소라고 인정한 부분은 지금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요. 저희가 당했고, 저희가 가지고 있는 조작서류라든지 녹취라든지 이런 걸 비교해 볼 때 지금 금감원에서 발표한 자료는 극히 일부라고밖에 보이지 않고. 저부터도 굉장히 조작된 서류, 그다음에 허위작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금 표면에 드러나 있는 금감원에서 발표하고 있는 자료는 극히 일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앵커]

피해자들이 갖고 있는 증거들이 극소수만 인정됐고 이것도 기준은 굉장히 까다롭게 금감원이 설정했다는 말씀이신데 언론에 알려지기로는 예상손실액이 5조 8000억 원 정도 되더라고요. 피해자분들께서 추산하신 금액이 있을 텐데. 투자 규모라든지 피해 금액이라든지 이거는 피해자들께서 추산하기에는 어느 정도나 되는 겁니까?

[길성주]

언론에도 나왔었지만 은행권에서만 판매된 판매잔액이 16조에 가깝고요. 피해자 규모 인원도 15만 명 이상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 피해자 모임 단체 톡방에 가입돼 있는 가입자 수는 6000여 명이 좀 넘는데 피해액을 산정한 것이 과연 정확한지 의심스럽고. 그다음에 나머지 피해자분들은 이 모임이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가입도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추산은 저희 입장에서도 산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위원장님께서 대표로 있는 피해자모임에 6000명 정도가 있고 실상은 이 6000명보다 더 많은 피해자가 있는데 그 피해자들도 내가 피해자인지도 모르고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잖아요.

[길성주]

굉장히 많을 겁니다.

[앵커]

그래서 언론에서 추산한 그런 5조 8000억 원보다는 피해금액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시는 거고요. 금감원이 발표한 내용을 들여다보겠습니다.

눈에 띄는 부분, 논란의 핵심인 부분이 피해자마다 각기 다른 배상 비율이더라고요. 기준에 따라서 누군가는 대부분을 보상받고 누군가는 약간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건데. 그러니까 이론적으로는 100%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20~60%가량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길성주]

제 개인적으로 계산을 해 봤어요. 50% 내외가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가 배상 뭐는 몇 퍼센트, 뭐는 몇 퍼센트 이걸 따지기 전에 본질을 파고들어야 되는데. 지금 판매사의 귀책사유에 배정된 퍼센테이지가 너무 낮습니다. 시세보다 너무 낮고. 그다음에 피해자들한테 배상 비율 퍼센테이지도 너무 낮게 책정돼 있고. 중요한 건 다시 말씀드리지만 설명의무 위반, 부당거래금지 위반, 적합성 원칙 위반이 각각 20, 20, 25 책정돼 있거든요. 이것 자체가 너무 낮게 돼 있고. 또 하나는 본질을 파고들면 예를 들어서 어떤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지만 꼭 은행상품뿐만 아니라 어떤 상품을 매도자가 매수자한테 매도를 할 때, 매도자가 고의적으로 이 중요성 내지는 위험성을 누락시키거나 고의적으로 설명을 하지 않고 상품을 매수했을 경우에는 현행법상 사기죄가 성립됩니다. 그런데 은행인 판매사가 이런 행태를 그대로 고객들한테 적용을 해서 판매한 겁니다. 그러니까 시작이 불완전 판매라는 것은 은행 쪽, 금융사 쪽에서 만들어낸 말이고 엄밀히 따지면 이건 사기판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귀책사유에 배정된 퍼센테이지가 너무 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이걸 받아들일 수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피해자들께서는, 그래픽을 다시 한 번 보여주실래요. 금감원이 배상 비율 산출 과정을 이렇게 정리했는데 피해자의 입장에서 어떤 요인이 더 높아져야 된다고, 비율이 더 높아져야 된다고 주장하시는 겁니까?

[길성주]

최소한 판매사 비율이 60~70% 이상은 나와야 되는 봅니다.

[앵커]

60~70% 이상을 인정해 줘야 된다는 게 피해자 측의 요구안인데. 지금 금감원이 산출한 바로는 판매사의 요인이 23~53% 정도다라는 말씀이셨어요. 위원장님께서 개인적으로 배상받을 수 있는 비율을 계산해 보니까 50% 내외.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투자하신 금액의 50% 내외만 배상받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배상 비율을 올리려면 애매한 사실관계들이 있잖아요. 이거 인정받으려면 미리 관련 자료를 확보해야 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자료를 준비하라는 거예요?

[길성주]

어떤 증거들을 설명하고 입증을 하는 몫이 금융소비자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법이 개정되면서 입증해야 될 몫은 금융소비자가 아니라 판매사로 법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이 내용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저희가 아니라 판매사 측에서 여러 가지 사항을 입증해야 되는데. 과연 예를 들어서 이 배상기준에 보면 예금을 목적으로 은행에 갔느냐. 그것에 따라서 퍼센테이지가 달라지고. 이런 게 있습니다. 예금을 목적으로 은행 금융사에 방문했다를 것을 누가 입증하느냐. 저희가 아니라 은행이 입증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은행이 안 하면 그만입니다. 또 하나, 이건 원금 비보장형인데. 배상기준에 보면 5000만 원 이하, 1~2억 이하. 이렇게 금액을 나눠놨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어떤 근거에서 이런 기준이 나왔는지도 애매모호하고요. 상품 자체가 원금 비보장형인데 배상기준을 할 때는 금액을 나눠놓았습니다. 이건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앵커]

위원장님 말씀하실 때 답답한 마음은 제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손으로 마이크를 치시면 말씀하시는 내용이 시청자 여러분께 잘 전달이 안 될 것 같아서 그것만 주의를 부탁드리고. 일단 정리를 해 보면요. 은행을 투자자가 찾아갔을 때 내가 투자 목적인지, 아니면 예금하러 갔다가 투자 권유를 받고 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이런 거 입증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배상기준을 산출받을 때 피해자가 결국 입증해야 되는 상황이다, 이런 말씀으로 제가 이해되는데 맞습니까?

[길성주]

네.

[앵커]

그러면 이거 지난 일이잖아요. 그러면 이런 부분은 피해자가 어떻게 증명을 하죠?

[길성주]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은행에 예적금을 하려고 방문했어요. 은행에 갔는데 판매사 직원이, 은행 직원이 목돈이 있는 걸 보고 은행 금리가 너무 낮으니 은행 금리보다 높은 이런 상품이 있다고 권유를 합니다. 권유해서 이런 이런 설명을 하는데, 설명하는 와중에 이 상품에 대해서 꼭 설명해야 될 위험성이라든가 이런 내용들이 빠지고 손실 난 적 없다, 안전하다, 3년 만기되면 원금, 이자가 들어온다. 이렇게 듣기 좋은 말만 골라서 설명하고 가입을 시킵니다. 그러니까 이런 걸 입증해야 되는데 이런 것들이 서류화돼서 판매직원이 이렇게 설명했다는 게 남은 자료는 현재 없죠. 그러나 모든 피해자들은 이렇게 다 듣고 권유를 받아서 가입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게 서류상으로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 입증이 애매모호한 거죠.

[앵커]

일각에서는 피해자들을 갈라치기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 것 같아서 피해자들 내부적으로는 어떤 의견이 오가고 있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길성주]

배상안 기준만 보더라도 너무 심하게 갈라치기를 하고 있는데 즉 개별적으로 다 배상을 하겠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이거를 말하기 이전에 금감원에서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개별 배상이 아닌 일괄 배상이 되려면 판매사인 은행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일괄 배상이 가능하다고 발언을 했어요. 기사화도 됐었고요. 그런데 이미 그 내용의 증거가 나왔습니다. 3개 방송사에서 보도가 됐고요. 아시겠지만 모 방송사에서 내부고발자가 나와서 현직 직원이 목돈을 든 고객이 오면 이 ELS 상품을 정기예금으로 소개해서 팔아라라고 지침이 내려왔다는 것도 있고. 아시다시피 이 상품을 판 6대 판매은행의 판매멘트가 똑같습니다. 아시겠지만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전쟁이 나지 않는 한, 중국이 망하지 않는 한 등등등. 이건 조직적으로 개입해서 판매 매뉴얼을 교육시켰다는 명확한 정황인데. 물론 서류화된 매뉴얼은 저희는 없죠. 이거 자체는 없다고 하니까. 그런데 모든 피해자가 이구동성으로 똑같은 판매매뉴얼로 가입을 했습니다. 이렇게 정황이 나오는데... 이런 정황이 있으면 당연히 금감원에서 말한 대로 일괄 배상을 해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일괄 배상 기준도 상당히 높게 책정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배상기준안을 보면 귀책사유가 너무 낮게 돼 있기 때문에 저를 비롯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절대 이걸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피해자의 증언이 증거다라는 말씀이신데요. 일각에서는 투자라는 게 결국에는 본인의 책임이고 판단이기 때문에 배상을 해 달라는 게 과연 옳은 일이냐,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 그리고 관련 기사가 나가면 댓글이 굉장히 많이 달립니다. 이런 댓글들을 위원장님께서도 읽어보신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답을 하시겠습니까?

[길성주]

이론적으로 그런 멘트를 하는 분들의 말이 맞죠. 원칙적으로는 맞습니다. 허나, 투자자 자기책임의 원칙을 물으려면 애초에 판매자 책임이 먼저 만들어져야 됩니다. 즉 현행 시행되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 6대 원칙이 있습니다. 적합성, 적시성, 허위과장광고 금지, 부당권유 금지, 설명의무 이런 것들을 판매사가 이 상품을 판매할 때 철저히 지켰을 때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투자자 자기책임을 원칙을 철저히 묻는 게 맞죠. 모든 걸 알고 가입했고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데 시작 자체가 본질이 그걸 전혀 모르고 이 6대 원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았고. 시작이 위법이고 시작이 불법이기 때문에 이제 와서 그런 상황 이후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단 말입니다. 이제 와서 판매자 책임이 철저하게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이런 상태에서 자기책임의 원칙을 묻겠다? 앞뒤가 바뀐 얘기죠, 본질을 따지면.

[앵커]

원칙이 무너졌기 때문에 금융당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말씀이십니다. 모레 15일에 다시 피해자들이 시위에 나설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피해자분들께서 어떻게 대응하실 예정인지, 저희가 방송 인터뷰를 하는 김에 하고 싶으신 말씀, 마음에 담아 두고 있던 말씀을 꼭 하고 싶다고 들었습니다. 시간 드리겠습니다. 말씀하십시오.

[길성주]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후진적인 금융시스템, 이런 후진적인 대국민 금융 사기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저를 비롯한 모든 피해자들이 정말 개탄스럽고 분노하고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어떻게 적절하게 표현할 방법이 없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당국에서 철저하게 시스템을 구조개선을 해야 되는데 예를 들어서 유럽 벨기에나 네덜란드나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일반 금융소비자들한테 이 상품을 아예 팔지 못하게 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팔고 있죠. 좋습니다. 파는 건 좋은데, 증권회사에서나 팔 이 상품을 지금 은행권에서 팔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팔 게 아니라 팔게 하려면 보통 우리가 은행에 가면 예적금 창구, 크게 둘로 나눠져 있습니다. 이것을 추가로 하나 더해서 투자전문 창구라는 파트를 하나 더 만들어서 은행에 거래하러 온 고객한테 철저히 은행 방문 목적을 확인해서 예적금이냐, 대출이냐 또는 투자를 위해서 은행에 방문했느냐라는 걸 철저히 구분해서 투자를 하러 온 사람은 투자 창구로, 예적금을 하러 온 사람은 예적금 창구로, 대출을 받으러 온 사람은 대출창구로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향후 시위와 집회를 계속할 거지만 이 집회를 하는 이유는 표출하기 위함도 있지만 은행권을 향하는 경고의 메시지도 담겨 있고요. 지금 바통은 일단 금감원에서 은행사로 넘어갔습니다. 각 판매은행에서 이 기준을 가지고 얼마나 적절하게, 얼마나 충분하게 배상을 하느냐를 보고 그게 만약에 저희의 입장과 맞지 않으면 저희는 집단분쟁조정도 강행할 것이고요. 그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집단소송도 할 예정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을 넘어서 정부의 정책입안자, 여의도를 향한 메시지로 이해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투자자는 왜 억울할 수밖에 없는가. 제가 앞서 던진 질문이었는데 시청자분들께도 답이 되는 인터뷰였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홍콩 ELS 피해모임 길성주 위원장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길성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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