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역사·문화, 고등학교 정식 교과목됐다[서울25]

김보미 기자 2024. 3.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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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서울 첫 ‘학교 외 교육과정’ 운영
동국대와 협력, 성동고서 1년간 수업
한옥마을 등 견학·탐구 후 홍보자료 제작
지난달 4일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입춘대길이라고 적힌 대문을 지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서울 도심 궁궐과 한양도성, 박물관·미술관 등 지역의 문화자원이 고등학교 정식 교과과정의 주제로 채택됐다.

중구는 동국대·성동고와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12월까지 학교 밖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글로컬 시대의 지역문화 이해’(Understanding Local Culture in the Age of Glocalization)라는 정식 교과목으로 서울에서 지자체가 교육 운영의 주체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국대 대학원생들이 강의하고 중구가 예산 등을 지원해 성동고 1·2학년을 대상으로 올해 1년간 수업을 진행한다.

학교 밖 교육과정은 학교에서 마련하기 어려운 과목을 일정 요건을 갖춘 지역사회 기관을 통해 이수하는 제도다. 교육부·서울시교육청이 고교학점제 활성화 차원에서 학습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했다.

성동고가 제안한 ‘지역문화 이해’ 과목은 지난해 12월 교육청의 정식 승인을 받았다. 이에 학생들은 대학원생들의 지도를 받아 중구 지역의 다양한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듣게 된다.

한양도성과 남산한옥마을, 숭례문·동대문, 광희문 등에서 전·근대 역사문화를 탐구하고 덕수궁 돌담길부터 구세군 중앙회관, 덕수궁 석조전, 정동교회 등 근대 역사 문물을 견학한다. 세한빌딩·경동교회·장충체육관·국립극장 등 현대 건축물과 남산·청계천·서소문역사공원 등 지역의 무형문화를 연구할 수 있는 장소도 찾는다.

중구 관계자는 “600년 역사를 가진 서울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역사문화 콘텐츠가 풍부한 지역”이라며 “명동과 을지로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도 밀집돼 세계와 지역이 만나는 ‘글로컬 시대’ 지역문화를 이해하는 소재가 다양하다”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역사문화를 체험한 후 외국인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 지역의 문화를 홍보하는 자료를 직접 만들 예정이다. 이에 대한 강의와 제작은 을지로에 있는 ‘을지유니크팩토리’에서 진행된다. 인쇄·출판 산업이 밀집된 지역의 특성을 살려 중구 측에서 전문 인쇄 장비들을 마련해 인쇄물 제작이 가능하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지역 곳곳에 자리한 역사문화자원이 학생들의 생생한 교육 현장이 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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