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은 4%p 올랐는데 민주가 20%p나 오른 것”…‘경선 탈락’ 하태경의 울분
하태경 예비후보,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주장
이혜훈, CBS 라디오에서 “사회과학을 좀 배우셔야…”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을 경선에서 이혜훈 예비후보에 밀려 탈락한 하태경 예비후보가 1차 경선보다 껑충 뛰어오른 이 예비후보의 2차 결선 득표율을 언급하던 중 ‘우리 당 지지율은 4% 포인트 올랐는데, 민주당 지지율은 20% 포인트나 오른 것’이라는 표현으로 상당히 날 선 심정을 드러냈다.
1차 경선 득표율보다 4%포인트 오른 자신을 국민의힘에, 2차 결선에서 득표율이 20%포인트 가까이 올라 역전승한 이혜훈 예비후보를 더불어민주당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선 원데이터 공개를 당 지도부에 촉구하는 하 예비후보의 절박한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듯도 했다.
선거운동 점퍼 차림으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 들어선 하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중·성동을 유권자가 17만명 정도”라며 “세 명이 겨룬 1차 경선에서 제가 46.01%였고 2차 결선에서는 (그보다) 4%포인트 올랐다. 이혜훈 예비후보는 (1차전) 29.71%에서 49.13%로 20% 가까이 뛰었다”고 밝혔다.
이어 “반올림하면 46%대 30%인데 16%포인트 차이가 나던 게 (2차 결선에서) 거의 차이가 없어졌다”며 “여론조사 전문가들에게 물어봐도 랜덤조사여서 이런 건 거의 불가능하다더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하 예비후보는 “갑자기 우리 당 지지율은 4% 오르고 민주당은 20% 올랐다(는 것)”라며 “하루 이틀 사이에 이런 일은 벌어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성동을 1차 경선에서 46.01% 득표율로 1위로 결선에 오른 하 예비후보는 이혜훈 예비후보와의 2차 결선에서 50.87%로 직전보다 4%포인트 정도 득표율이 상승했다.
반면에 1차 경선에서 29.71%로 2위였던 이혜훈 예비후보의 득표율은 2차 결선에서 49.13%로 껑충 오른 데 이어 ‘여성 가산점’으로 5% 상승 혜택을 봐 최종 51.58%를 획득, 0.71%포인트 차이로 하 예비후보를 누르고 중·성동을 후보가 됐다.
1차 경선에 나섰던 이영 예비후보의 득표율은 25.9%로 세 사람 중 가장 낮아 결선에 오르지 못했는데, 하 예비후보 득표율 상승치를 놓고 봤을 때 이영 예비후보에게 던져졌던 표 대부분이 2차 결선에서 이혜훈 예비후보에게로 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당 지도부에 경선 원데이터 공개를 촉구한 하 예비후보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당의 경선이 100% 투명하게 진행될 거라 이미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제 요구에 응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당장 데이터를 저에게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제가 데이터를 보겠다고 하는 건 당 지도부의 여론조사 조작이나 장난을 의심하는 게 결코 아니다”라며 “1차 경선과 2차 결선 사이에 합리적으로, 수학적으로, 확률적으로 불가능한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에 원데이터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계속해서 “로우데이터(Raw data·원데이터)의 의도적인 조작은 아닐지라도 (집계 과정에서) 착오가 있을 수 있지 않나 해서 원데이터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경선 과정 투명성 보장 차원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께서는 저희 측에 원데이터를 공개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극적으로 본선에 오른 이혜훈 예비후보는 1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회과학을 좀 더 배우셔야 할 것 같다”며 경선 결과에 대한 하 예비후보의 이의 제기를 비판했다.
이혜훈 예비후보는 “늘 대통령을 공격하는 하태경 의원은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표가 가기 어려운 후보”라며 “이영 후보는 윤석열 정부 초대 장관을 했고 ‘대통령이 보낸 사람’이라는 캠페인을 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는 “본선 투표가 아닌 경선에서 80%를 차지하는 국민은 전체 국민이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자와 중도”라며 “국민의힘 지지자는 대통령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고 그러한 사람들을 위주로 한 경선이기 때문에 이영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하태경 후보를 찍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를 주로 대상으로 하는 경선 투표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결을 같이 하는 이영 예비후보에게 표 던졌던 사람들이 손바닥 뒤집듯 하 예비후보 찍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자연스레 그 표가 자신에게 올 수밖에 없었다는 이혜훈 예비후보의 평가다.
하 예비후보의 원데이터 공개 요구를 당 지도부가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놓고는 “당이 판단할 일”이라면서, 이혜훈 예비후보는 “솔직히 1차 투표에서 하태경 의원이 절반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는 것도 믿기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들이 하 예비후보를 극도로 싫어한다는 개인 주장을 곁들인 후에는 “시장에서 명함을 돌리는데 당원들이 ‘어떻게 하태경이 결선에 갔냐’고 항의하더라”고 이혜훈 예비후보는 언급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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