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수령 연간 100만원 넘으면 보험료 2배… 300만원 이상땐 4배로

■ 7월부터 ‘4세대 실손보험료 차등제’ 시행… 쓴 만큼 더 부담
도수치료 등 건보 미적용 진료
많이 받으면 할증·적으면 할인
갱신 전 1년간의 수령액 기준
5등급 나눠 3등급부터 할증돼
받은 돈 없을땐 보험료 5% ↓
‘비급여 조회 시스템’ 5월 개시
병원마다 진료비 달라 비교를

그래픽 = 조연수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허리 통증으로 회당 50만 원 상당의 도수치료를 받아왔던 A 씨. 올해부터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으면 실손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소식에 걱정하고 있다. 재작년 가입한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로 매달 내는 1만3000원도 적지 않은 돈인데 얼마나 오르는지, 앞으로 계속 인상된 금액을 내야 하는 건지도 궁금하다.

A 씨처럼 4세대 실손의료보험(2021년 7월 이후 판매) 가입자라면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비급여 보험료 차등 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은 경우, 비급여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소비자는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의 사례처럼 이미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았다면 내 보험료가 얼마나 오를지 따져보고 미리 관리할 필요가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4세대 실손보험 비급여 차등제도는 비급여 의료비가 많을 경우 보험료를 더 많이 내고, 적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부 소비자의 비급여 과잉진료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전체 소비자의 보험료가 올라가자 비급여 이용량만큼 보험료를 다르게 받는 제도를 금융당국이 내놓은 것이다.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는 보험료 갱신 전 12개월 동안 받은 비급여 보험금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총 1∼5등급이 있는데, 3등급부터 할증이 시작된다. 지난 1년간 비급여 진료로 보험사에서 받은 보험금이 100만 원을 넘지 않는다면 2등급에 해당돼 다음 연도 보험료가 갱신될 때 현재 보험료가 유지된다. 그러나 3등급(지급보험금 100만∼150만 원 미만)부터는 보험료 할증률 100%가 적용돼 2배로 뛴다. 4등급(150만∼300만 원 미만)과 5등급(300만 원 이상)의 경우 각각 200%, 300%의 할증률이 적용된다. 반면, 보험금을 전혀 받지 않은 가입자라면 보험료가 5% 할인된다.

등급은 1년간 유지되며 매년 초기화된다. 4세대 실손보험은 주계약인 급여 보험료와 특약인 비급여 보험료로 구성되는데, 할인·할증은 비급여 보험료에만 적용된다. 예를 들어 A 씨의 실손 보험료 중 비급여 보험료가 7500원, 갱신 주기가 8월 1일이라고 가정해보자. A 씨가 지난해 갱신일 이후 현재까지 도수치료로 비급여 보험료 200만 원을 받았다면, 올해 8월부터 비급여 보험료는 100% 할증이 적용돼 1만5000원으로 오르게 된다. 반면 도수치료를 받지 않는 등 올해 8월 이후에 보험사로부터 비급여 보험금을 받지 않는다면 내년 8월부터는 할인(1등급)을 받아 비급여 보험료가 715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금융당국은 보험 소비자가 보험료 할증을 겪지 않도록 ‘비급여 보험금 조회시스템’을 구축해 5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가입자가 자신의 비급여 의료비를 관리할 수 있도록 △누적 비급여 보험금 수령액 △예상 보험료 할인·할증 단계 △다음 보험료 할증단계까지 남은 비급여 보험금 △할인·할증 제외 신청을 위한 필요서류 등을 안내한다. 개별 보험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비급여 진료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병원마다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급여 진료비는 개별 의료기관이 결정하기 때문에 같은 진료라도 병원마다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나 ‘아프지마’ 같은 병원비 비교 앱 등을 활용해 주요 비급여 진료비를 확인하고 저렴한 병원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