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옥석가리기… 변동성 큰 개별주식보다 ETF 등 통한 분산투자를[기고]
수년간 지루한 흐름을 보이던 기업의 주식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예고됐던 1월 말부터 정책이 발표된 현재, 저평가 종목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진 까닭이다. 특히,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 2월 이후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2월 이후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8조 원을 넘어섰다. 그중 자동차와 금융 등 ‘기업 밸류업’ 관련 종목이 상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성향 등 주요투자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다. 통상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법에는 ‘투자’와 ‘배당’ 두 가지가 있다. 성장기업은 수익에 대해 주주 배당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통해, 성숙기업은 배당을 확대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저평가가 발생하는 이유는 이런 단순한 주주 정책이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수익을 내지 못해 기업 주주가치를 실행하지 못하는 기업은, 그냥 기업가치가 낮은 기업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정책 기대감이 선반영 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훈풍이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한국증시 체질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주주정책뿐만 아니라 한국 특유의 지배구조 변화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보니 시장에서는 정책 효과가 반영돼 펀더멘털 측면에서 근본적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펀더멘털 변화 여부는 단 한 번의 초기 정책이 아니라 이후 추가될 ‘후속 정책’이 중요하다. 이를 가늠하기 위해 좋은 성공사례 (Best Practice)를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해 ‘PBR 1배 미만’인 상장기업에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개선안을 제출하고 시행하도록 요구했다. 개선되지 않으면 상장을 폐지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일본에서도 거의 20차에 이르는 후속조치가 이뤄졌고, 이 중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가 나왔을 때 ‘저PBR주’가 랠리를 재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저PBR주 투자전략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일본의 경우 PBR 0.2배 이하 기업들은 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는 주가가 상승하지만, 조정 시에는 가장 낙폭이 컸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전 PBR 0.2배 이하 기업들의 주가상승률은 20∼25%에 달했지만, 정책 발표 후 PBR이 낮은 기업들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PBR 0.2배 이하 기업 중 펀더멘털이 양호하지 못한 기업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본 기준으로는 PBR 0.4∼1.0배, 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더 낮은 한국 기준으로는 대략 PBR 0.2∼0.8배 기업들이 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 주가 상승 폭은 상위지만, 조정 시에는 낙폭이 제한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들 기업은 정부의 추가적인 조치들이 나올 가능성을 대비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옥석 가리기 과정에서 변동성이 큰 개별 주식보다는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당으로 주주 환원을 하는 고배당주 ETF(또는 펀드), 가치주 ETF(펀드), 정책 모멘텀 가능성이 있는 금융 및 지주회사 ETF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KB증권 다이렉트 인덱싱과 같이 손쉽고 발 빠르게 테마 투자가 가능한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저렴한 종목만을 찾기보다는 주주가치를 소중히 하는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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