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로 7년째 봉사… “아이들의 편안한 쉼터 되고 싶어요”[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이소현 기자 2024. 3. 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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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아이들이 복지관을 많이 알게 돼 내 집처럼 자유롭게 오가는 날을 꿈꿉니다."

전북종합사회복지관은 때마다 지역 아이들을 위한 놀이축제를 진행하는데, 김 씨가 본격적으로 재능 기부에 나서는 날이기도 하다.

끝으로 그는 "많은 분들이 나눔이 주는 기분 좋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바리스타가 여전히 가장 자신 있는 일이다 보니 오래도록 카페를 지키고 싶고,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이 이 공간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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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전북사회복지관 ‘커뮤니티카페 학다방’ 김미경씨
돌봄 필요한 아이들 아직 많아
내집처럼 자유롭게 찾아오길
카페 수익금은 복지사업 사용
나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마음
잘할수 있는 일로 재능 나누길
김미경 씨가 7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전북종합사회복지관 커뮤니티카페 학다방에서 커피를 제조하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지역 아이들이 복지관을 많이 알게 돼 내 집처럼 자유롭게 오가는 날을 꿈꿉니다.”

초록우산 전북종합사회복지관이 위치한 전주 서학동은 지역 내에서 고령 인구가 유난히 많은 곳이다. 이는 곧 조부모와 생활하는 조손가정 아이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복지관 1층 ‘커뮤니티카페 학다방’에서 7년째 자원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바리스타 김미경(61) 씨는 “어느 날 복지관 앞을 지나는데 봉사자 모집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며 “그때부터 일주일에 2∼3일씩 카페에 나와 봉사를 했는데 벌써 7년이 됐다”고 얼떨떨해했다.

이 카페는 순수하게 봉사자들의 도움으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별도의 인건비가 책정돼 있지 않다. 카페 수익금이 다시 복지관 프로그램 비용 등 복지 사업에 쓰이는 식이어서 초창기 한정된 예산으로 커피의 질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때마침 바리스타 1급 자격증을 소지한 김 씨가 봉사 참여 의사를 밝혔고, 적임자로 지목돼 7년째 안정적으로 카페 살림을 도맡아 꾸리고 있다. 김 씨는 “당시에는 카페 창업도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래서인지 직원분들이 믿고 맡겨주셨다”고 회상했다.

지역 아이들을 대할 때면 김 씨는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거나 부모님 건강이 좋지 않아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다”며 “아이들에게 복지관 프로그램을 소개해주고, 간혹 버릇없이 행동하는 아이가 있으면 그러지 말라고 다그치기도 한다”고 했다.

김미경(맨 오른쪽) 씨와 동료 자원봉사자들이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이 카페의 음료 가격은 1000∼2000원대로 시중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이마저도 부담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카페에 와서 선뜻 주문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아이를 목격하면 김 씨가 먼저 다가가 음료나 초콜릿을 내어 주곤 한다. 김 씨는 “손녀를 혼자 키우는 할머니께서 감사하다고 배추와 깨를 가져다주신 적이 있다”며 “특별히 한 게 없어서 민망하면서도 아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을 마주할 때면 그는 고향에 계신 엄마가 생각나 ‘부모님께 드리는 것처럼’ 정성껏 음료를 만든다고 했다.

전북종합사회복지관은 때마다 지역 아이들을 위한 놀이축제를 진행하는데, 김 씨가 본격적으로 재능 기부에 나서는 날이기도 하다. 여름에는 시원한 음료를, 겨울에는 따뜻한 음료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후임 봉사자 양성에도 열심인 그는 “교육 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봉사자들을 보면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봉사자들이 전문 바리스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 씨는 나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눔이라고 하면 후원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단기든 장기든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그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귀한 나눔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눔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먼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분야에 강점이 있는지부터 고민해보고 봉사활동과 연관 지어보면 좋을 것 같다”며 “좋아하고 자신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나눔(재능 봉사)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많은 분들이 나눔이 주는 기분 좋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바리스타가 여전히 가장 자신 있는 일이다 보니 오래도록 카페를 지키고 싶고,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이 이 공간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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