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도에게 홈런이라도 맞아야겠다던 KT 새 마무리, 다시 자신감 장착···“삼진으로 정정합니다”[스경x인터뷰]
박영현(21·KT)은 일주일 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불만족스러웠다. 캠프에서 페이스를 다 올리지 못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KT가 5경기를 치른 동안 박영현은 실전도 치르지 못하고 돌아왔다.
박영현은 MLB투어 서울시리즈의 LA 다저스, 샌디에이고와 이벤트 경기를 펼칠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있다. 캠프 귀국 당시 박영현은 샌디에이고 강타자 매니 마차도를 상대해보고 싶다면서도 “지금 내 공을 보면 기대도 안 된다. 차라리 가서 홈런이라도 맞고 오자는 생각이다. 맞더라도 강하게 던지면서 페이스를 찾고 싶다”고 했다.
일주일 사이, 박영현은 자신감을 찾았다. 아직 100% 만족감을 되찾은 것은 아니지만 시범경기에 나가면서 조금씩 자신의 공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LG전에서 첫 실전을 치른 박영현은 1.1이닝 무안타 1사구 1실점을 기록한 뒤 12일 SSG전에 나가서는 2이닝 무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점검했다.
박영현은 “지금 기록이나 투구 내용에는 관심 없다. 볼이 되더라도 공만 좋으면 만족하는데, 만족스런 공이 몇 개 있었다”며 “캠프 때 못 던져 걱정했는데 시범경기하면서 원래 1이닝씩인데 너무 안 던진 터라 30개씩으로 늘려서 던졌다. 2이닝을 던지니 오랜만에 힘든 기분도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박영현은 올해 KT의 새 마무리를 맡았다. 입단 2년차였던 지난해 필승계투조에 덥석 합류해 32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해버린 뒤 오랜 마무리였던 김재윤의 이적으로 그 자리를 맡았다. 과감하게 “맡겨달라”고 했지만 캠프에서는 조금 스트레스도 받았다.
박영현은 “마무리 얘기를 많이 듣다보니 초반에 공이 안 좋을 때는 그 얘기가 듣기 싫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공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하니 자신감도 들고 설레기도 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라며 “부담보다는 책임감이 더 생긴다. 안 다치고 시즌 잘 뛰고 싶다. 그럼 시즌 중반이나 후반쯤에는 새로운 목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팀이 이길 수 있게 좋은 상황에서 많이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박영현은 14~15일 한화 2연전 중 한 번 더 등판한 뒤 대표팀으로 합류한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중 어느 경기에 등판해 누구를 상대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즐기고 오겠다 마음먹었다.
일주일 전보다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찾은 박영현은 “혹시 마차도를 진짜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만나면 홈런 말고 삼진을 잡아 평생의 추억을 만들어 오고 싶다”고 ‘계획’도 정정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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