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상대가 1조6130억 MVP 타선, '서울 데뷔전' 다르빗슈 "한국서 던지다니 엄청난 일이긴 한데"

노재형 2024. 3. 1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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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와 다르빗슈가 지난해 3월 8일 WBC 조별리그를 하루 앞두고 일본 대표팀 단체 사진 촬영 때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전세계 스포츠 역사상 최고 몸값을 받고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가 이적 첫 타석에서 상대할 투수가 결정됐다.

MLB는 12일(이하 한국시각) "한국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개막 시리즈에 타일러 글래스노와 다르빗슈 유가 1차전,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조 머스그로브가 2차전에 각각 선발로 등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오는 20~21일 각 오후 7시5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의 1차전 선발로 나서는 다르빗슈가 오타니의 다저스 데뷔전 첫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다는 의미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달 28일(한국시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5회 좌중월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르빗슈 유가 12일(한국시각) 시애틀 전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르빗슈는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올해가 13번째 시즌이다. 개막전 선발등판은 텍사스 시절인 2017년과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이후인 2021~2022년에 이어 개인통산 4번째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24경기에서 136⅓이닝을 던져 8승10패, 평균자책점 4.56, 141탈삼진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게다가 오른쪽 팔꿈치 스트레스 반응(stress reaction) 증세로 8월 말 시즌을 조기마감한 뒤 10월까지 2개월 간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다.

덕분에 11월부터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난달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한 뒤로 한 번도 부상 후유증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3차례 등판해 9⅓이닝 동안 9안타와 1볼넷을 허용하고 3실점했다. 평균자책점 2.89, 탈삼진 10개를 마크 중이다. 쾌조의 컨디션이다.

다르빗슈는 개막전 선발 등판 소식을 전해들은 뒤 현지 인터뷰에서 "서울 개막전 선발로 나가게 돼 매우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전에 한국에서 던진 적이 없어 더욱 특별하다"면서 "한국에서 던진다는 자체로 나에게는 엄청난 일이다. 무엇보다 전력을 엄청나게 보강한 좋은 팀을 상대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마운드 첫 등판 상대가 하필 'MVP들'로 무장한 다저스 타선이라는 점에 방점이 찍힌다. 리드오프 무키 베츠(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 2번 지명타자 오타니(2021, 2023년 LA 에인절스), 3번 1루수 프레디 프리먼(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합계 4번의 MVP 트로피를 치켜올렸다. 또한 이들의 합계 몸값은 무려 12억2700만달러(약 1조6130억원)에 이른다.

프레디 프리먼이 지난 7일(한국시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만루홈런을 때리고 들어와 오타니 쇼헤이와 무키 베츠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1일(한국시각) 애리조나전 도중 더그아웃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르빗슈는 한국에서 던지는 걸 엄청난 영광이라고 했다. AP연합뉴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10년 7억달러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축구의 리오넬 메시, NFL의 패트릭 마홈스, NBA의 르브론 제임스 등을 뛰어넘는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규모의 단일계약으로 전세계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의 다저스 데뷔전이 한국에서 열리고, 첫 상대하는 투수가 같은 일본인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는 활약할 수 없지만, 타자로는 풀타임 시즌을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 오타니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533(15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 4득점, 4볼넷, 4삼진, 1도루, 출루율 0.632, 장타율 0.933, OPS 1.565를 마크 중이다.

오타니는 50타석을 채우고 서울시리즈에 출전하기로 했는데, 시범경기 타석으로는 부족하지만 라이브 배팅을 합쳐 실전 감각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경기에 결장한 오타니는 13~14일 홈구장 캐멀백랜치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시애틀 매리너스전에는 연속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이 두 경기를 마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개막전에 앞서 17일 키움 히어로즈, 18일 팀 코리아를 상대로 두 차례 평가전을 갖고 현지 적응 및 실전 감각 되찾기에 나선다.

오타니와 다르빗슈는 한 번도 맞대결을 벌인 적이 없다. 둘 다 일본 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뛰었음에도 활동 기간이 달라 한솥밥을 먹은 적도 없다. 다만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 투타 간판으로 활약하며 우승을 이끌기는 했다.

고척스카이돔에서 두 선수의 첫 맞대결이 어떤 결과를 낼 지 자못 궁금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사진=MLB.com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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