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온라인 플랫폼 반칙행위 적극 대응 나선다

정부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반칙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한다. 정부는 이들 업체가 소비자 보호 업무를 맡는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국내 사업자와 동일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해외 직구가 급증하면서 소비자 불만·분쟁 건수가 크게 늘어나는데 따른 조치다.

▶본보 3월13일자 1면 참조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할 시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다.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해 소비자 피해구제와 분쟁해결 업무를 담당토록 한다.

또 경쟁제한 행위나 국내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한 거래상 지위 남용 등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특히 거래상 지위가 있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갑질'을 할 경우 신속하게 직권조사에 나서고 엄중 제재할 방침이다.

이같은 조치는 알리나 테무와 같은 C-커머스뿐만 아니라 게임업체나 틱톡 등 다른 플랫폼 사업자에도 적용된다.

특허청과 관세청은 가품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해외직구의 통관 단계부터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우리 당국이 국내 브랜드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가품을 발견할 경우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 차단을 요청하는 시스템도 추진한다. 식약처는 오는 4월 식·의약품을 중심으로 불법유통과 부당광고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불법청소년 유해매체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적절히 시행하도록 하고, 개인정보 해외 유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해외 온라인 플랫폼과의 핫라인을 구축한다. 소비자 불만 관련 전담 창구를 확대 운영하고 외국어 환불 양식 등 소비자 툴킷도 제공한다. 국내 소비자는 해외 플랫폼에 대해 환불과 교환 등 피해 구제를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을 위해 자율협약 체결도 추진한다. 박세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현재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매출이나 계약관계 등을 알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자율협약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피해구제·위해물품 차단 등의 절차도 매끄럽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해외 플랫폼의 국내 시장 침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알리의 월간 이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쿠팡(3010만명)에 이어 2위고, 테무(580만명)도 4위 수준이다. 중국에서 무관세로 들어오는 직구 규모도 지난해 21억5500만 달러(2조 84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가량 성장했다. 공정위가 상반기 내에 실시하겠다는 실태조사도 통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을 의식한 듯 해외 플랫폼 뿐만 아니라 국내 플랫폼도 대상으로 삼을 예정이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