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정후에게 또 부상투혼을 강요할 수 없었다…허무하게 날아간 서울시리즈와 개막전, 끝은 아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개막전은 안 된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단호하게 얘기했다. 지난 11일 시범경기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제2의 이정후’ 이주형(23)을 23일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서 쓰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밝혔다. 이주형은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 막판 허벅지 통증으로 이탈, 귀국했다.
당분간 치료가 필요하다. 장기간 재활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3월 복귀는 물 건너갔다. 아프지만 않았다면 태극마크를 달고 17~18일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 출전이 유력해 보였으나 물거품이 됐다.
홍원기 감독은 “작년에 다쳤던 부위를 다시 다쳐서 신경 쓰인다”라고 했다. 사실 이주형은 2023시즌 막판 왼쪽 허벅지를 다쳤다. 시즌 후 재활하면서 회복했지만, 같은 부위를 또 다쳤다는 건 당시 100% 회복이 안 됐을 수도 있고, 당시 부상의 데미지가 컸다는 얘기일 수 있다.
홍원기 감독은 당시 이주형을 배려해 지명타자로 내보내긴 했다. 그러나 이주형의 투혼과 열정을 완전히 말리지 못했다. 그런 전적이 있는데, 두 번이나 투혼을 강요할 수 없었다. 그랬다면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여기서 쉬게 하는 건 옳은 선택이다.
4월 중이라도 건강하게 돌아오면 사실상 풀타임을 치를 수 있다.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김혜성(2루수)~로니 도슨(좌익수)~이주형(중견수)으로 이어지는 1~3번 타순을 붙박이로 두려고 했다. 팀에서 가장 잘 치는 선수들을 앞으로 몰아넣어야 득점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플랜B를 가동한다. 홍원기 감독은 시범경기서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성과를 내기 시작한 임지열을 전진 배치하기 시작했다. 임지열과 베테랑 최주환 등을 중심타선에 배치할 듯하다. 이형종, 이원석, 이용규 등 작년에 살짝 부진한 베테랑들부터 힘을 내면 덕아웃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1군 통산 83경기 출전의 이주형도 건강하게 풀타임을 뛰는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빨리 돌아오면 좋겠지만, 시간이 걸려도 허벅지를 완벽하게 치료하고 돌아오는 게 더욱 중요하다. 그 누구도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키움은 12일 창원 NC전서 오석주가 안중열에게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맞고 4연패를 안았다. 그러나 시범경기는 내용과 과정이 중요하다. 키움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제2의 이정후가 없는 연습을 착실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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