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사기로 전 재산 잃었는데…“수억 원 세금도 내야”
[앵커]
다단계 방식으로 벌인 투자 사기에 속아 큰 돈을 잃은 피해자들이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세금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매겨진 세금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씩으로 적지 않은 규모로 확인됐습니다.
황경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장품회사 아쉬세븐은 이른바 '5개월 마케팅' 수법으로 투자금 1조 2천억 원을 모았습니다.
투자하면 넉 달 동안 매달 이자 5%를 주고, 다섯 번째 달엔 원금까지 돌려준다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자금 돌려막기를 위한 핑계였습니다.
투자자 대다수가 이 말을 믿고 계속 돈을 넣다가 결국 원금을 떼였습니다.
임 모 씨 역시 2017년부터 약 4년 동안 투자한 수십억 원을 모두 날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적지 않은 세금을 내야 할 거란 통보를 받았습니다.
[임OO/'아쉬세븐' 피해자/음성변조 : "그냥 눈물만 흘렸어요. 한두 푼도 아니고 이게 12억이라는 금액이 나왔으니…."]
KBS 취재 결과 국세청이 아쉬세븐 피해자 천여 명에게 2018년~2021년 사이 이자소득을 해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5% 이자를 비영업대금, 즉 사채이자 소득으로 보고 27.5% 과세하겠다는 뜻입니다.
부과 세액이 한 명당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릅니다.
피해자들은 아쉬세븐에서 이자의 3%를 세금 명목으로 빼고 줘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고 호소합니다.
[노OO/'아쉬세븐' 피해자/음성변조 : "오히려 (사건이) 터졌을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어요. 세월이 지나서 이제 조금씩 조금씩 빚 갚아 가면서 겨우겨우 이제 살고 있는데…."]
국세청은 최종적으로 투자 원금을 잃었더라도 그에 앞서 이자 소득이 발생한 해에는 신고, 납세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우철/교수/서울시립대 세무학과 : "(사기를 당했어도) 대가가 발생하면 다 투자 소득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 이런 점을 국세청이 이번에 사례를 통해서 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국세청은 "납세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세법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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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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