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호랑이굴에 빠진 날...한국 돌아오길 참 잘했다 [대전 스케치]

정재근 2024. 3. 1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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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들이 정말 많았다.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이 호랑이 군단과 만나 웃음꽃, 이야기꽃을 활짝 피웠다.

이 감독은 2000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고, 류현진은 2006년 입단했다.

한화 타선이 1회말 KIA 선발진의 제구 불안 속에 대거 9점을 뽑아내며 류현진의 첫 실전 등판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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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KIA 최형우, 김선빈, 양현종과 만나 웃음꽃을 피웠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대전=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반가운 얼굴들이 정말 많았다.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이 호랑이 군단과 만나 웃음꽃, 이야기꽃을 활짝 피웠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와 시범경기를 치르기 위해 경기장에 도착한 KIA 타이거즈 선수단. KIA는 베테랑 선수들이 여전히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는 팀이다. KIA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오자 류현진이 바빠졌다. 제일 처음 류현진을 찾은 선수는 양현종. 서로 얼굴을 보자마자 뜨겁게 포옹을 나눈 두 선수는 함께 어깨동무를 한 채 외야 워닝 트랙을 오가며 그간 쌓아온 이야기꽃을 피웠다.

2006년 데뷔한 류현진과 이듬 해 입단한 양현종은 한 살 차이. 류현진에겐 누구보다 반가운 친구같은 후배다.

양현종에 이어 류현진의 품에 안긴 선수는 김선빈. 두 살 어린 김선빈을 꼭 껴안은 류현진과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김선빈의 모습이 마치 연인처럼 달달했다.

김선빈도 벌써 35세의 베테랑이지만, 류현진에겐 여전히 귀엽기만한 동생.

친구같은 후배들과의 뜨거운 만남 후 류현진이 KIA 선수들이 모여있는 외야 중앙으로 향했다. 젊은 KIA 선수들이 류현진을 향해 단체로 모자를 벗고 인사를 했다. 조금은 낯선 후배들을 향해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답례한 류현진이 찾은 또 한 명의 베테랑, 최형우다.

류현진보다 4살 위인 최형우는 지금도 KIA 타선의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성실한 자기 관리로 전성기의 기량을 이어가고 있는 두 사람의 만남이 반갑기만 하다.
KIA 코치들도 류현진을 반겼다. 정재훈 투수코치와 이현곤 주루코치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 류현진

외야를 돌며 동료 선수와 코치들과 인사를 나눈 류현진이 이번엔 3루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진갑용 수석코치와 인사를 나눈 류현진이 이범호 감독과 상봉했다. 이 감독은 2000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고, 류현진은 2006년 입단했다. 2010년 이 감독이 일본 소프트뱅크로 떠나기 전까지 두 사람은 이글스에서 한솥밥을 먹던 선후배였다. 류현진이 한국 복귀를 결정하기 직전 이범호 감독은 KIA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두 팔을 벌려 안으며 류현진을 환영한 진갑용 수석.

이범호 감독은 류현진을 보자마자 충청도 억양으로 대뜸 "왜 빨리 들어와~아?"라며 장난스럽게 타박을 했다. 이 감독은 류현진과의 만남에 대해 "타지에서 고생했는데, 잘 돌아왔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치라는 당부를 했다"고 전했다.

감독과 선수 사이가 아닌 친한 형 동생의 모습으로 회포를 푼 이범호 감독과 류현진

반가운 호랑이들과의 첫 만남 하루 뒤인 12일 경기에 류현진이 선발로 등판했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홈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타자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이우성에게 2루타를 허용한데 이어 김도영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김도영을 상대하는 류현진, 첫 타석에서는 적시타를 내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직선타로 잡아 냈다.

한화 타선이 1회말 KIA 선발진의 제구 불안 속에 대거 9점을 뽑아내며 류현진의 첫 실전 등판을 축하했다. 류현진은 4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KIA 타선을 상대했다. 1회 1실점 후 이내 안정을 찾은 류현진은 4이닝 동안 62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실점(1자책) 3삼진으로 호투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4km, 최고 구속은 148km가 나왔다. 커브와 체인지업,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실험하며 첫 등판을 마무리했다.

경기장을 찾은 아내 배지현 씨가 마운드를 내려오는 남편 류현진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모습.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2회에 한준수의 타구에 발등을 맞은 류현진이 4회에도 김선빈의 타구에 왼쪽 허벅지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웃음 띤 얼굴로 침착하게 공을 잡아 1루로 토스했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뛰어 들어오는 류현진의 모습에 모두가 안도했다. 더그아웃에 들어온 류현진은 허벅지를 문지르면서도 김선빈을 가리키며 웃었다. 대전=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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